수차례의 반도체 슈퍼사이클 고점 논쟁에도 D램 가격이 견조하게 상승하며 SK하이닉스 실적 랠리가 계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가 기우였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에 주가도 9만원 회복을 목전에 뒀다.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와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던 CLSA와 삼성증권은 다시 '비중확대'와 '매수'로 상향했다.
지난해 말 모간스탠리가 제기한 반도체 슈퍼사이클 고점 논쟁에서 가장 쟁점이었던 사안은 낸드 플래시 가격의 하락이었다. 실제로 낸드 가격은 2018년 들어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력인 D램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고 시장이 우려했던 낸드 공급 과잉도 나타나지 않았다. 수요가 탄탄한 가운데 기술력 문제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였다.
황민성 삼성증권 테크 팀장은 "5개월 전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던 배경은 낸드의 공급 과잉 우려 때문이었으나 우려했던 공급 증가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D램 호황이 2019년까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가도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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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팀장은 "SK하이닉스의 2019년 이익은 2018년보다 줄겠지만 변화 정도는 훨씬 적을 것"이라며 "D램 가격에 좌우되던 과거 주가 흐름에 기대는 투자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다가오는 성수기를 앞두고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조7000억원 수준이나 시장에서는 5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D램 상승세가 계속돼서다. 삼성전자 공장 증설에도 2018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bit growth)은 20% 미만에 그칠 전망이다.
권 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부터 제기됐던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보수적 전망은 예상에 못 미친 공급 증가와 서버 수요 강세로 기우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올 하반기에도 D램 가격이 하락하기보다는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