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개막일인 9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이 열린 가운데 철인 3종에 도전한 불굴의 아버지 박지훈 씨가 6가지 희소난치병을 지닌 아들 박은총군과 함께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2018.03.09.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스타디움에 입장한 성화를 최종 점화자에게 넘겨주기까지 몇걸음을 떼는 것만 화면에 비쳐진 부자에게는 사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곡절이 있었다. 은총군은 2003년 6가지 불치병을 안고 태어났고 심한 경기와 발작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거쳤다.
처음에는 유모차를 밀면서 뛰고, 휠체어를 매단 채 자전거 페달을 밟고, 은총군이 탄 고무보트를 끌면서 수영을 했다. 아이가 커지면서 유모차는 휠체어가 됐고 튜브 수준이던 보트도 점차 커지고 무거워졌다. 그동안 도전 수준이던 철인3종 경기에서 ‘홍보대사’의 위치에 오를 정도가 됐다.
개회식이 끝난뒤 한두곳 매체에서는 제작진의 무신경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양이 발밑의 감각을 느끼기 힘든 두터운 패딩부츠를 신었고 이양의 노래와 동작 중 화면 속 수화통역자가 사라진 만큼 무용동작으로 그뜻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대표적이었다.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시각장애인 소녀 이소정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문화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패럴림픽은 49개국 570명이 출전, 역대 최대 규모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2018.3.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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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