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인코, "88올림픽 수영장 방수, 우리 작품"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김근영 기자 2017.06.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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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주 스페이스인코 부회장이 방수 공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중기협력팀 김근영 기자장성주 스페이스인코 부회장이 방수 공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중기협력팀 김근영 기자


"88올림픽 경기가 열릴 수영장의 방수 공사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죠. 전 세계에서 TV를 통해 우리가 시공한 경기장을 본다는 게 뿌듯했습니다."

방수 전문 기업 스페이스인코(대표 장진호·장희정)를 30여년간 이끌어 온 장성주 부회장은 과거를 이 같이 회상했다. 장 부회장은 국내에서 방수 분야 최초의 박사 학위를 받은 방수 전문가다.



처음부터 이 분야에 있었던 건 아니다. 장 부회장은 60~70년대 대표적인 수출 기업이었던 동명목재에서 화공원료의 무역 수출입 업무를 총괄했었다. 상당수 해외 건설사를 상대하면서 가 본 나라만 56개국에 달한다고 했다.

장 부회장은 "1983년 어느 날 지인이 방수 업체를 차린다면서 도와 달라고 했다"며 "제조를 하려면 원료를 알아야 하는데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즈음 회사를 다른 데 넘긴다는 얘기에 인수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운 좋게도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88올림픽을 앞두고 경기가 치뤄질 수영장의 방수 공사 입찰에 성공한 것. 품질이 우수한 외산 방수재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지식이 부족한 수입 업체들이어서 낙찰의 주인공은 장 부회장이었다.

장 부회장은 "마침 스페이스인코가 개발한 '무기질 탄성 방수재'가 수영장 타일에 적합했다"며 "당시 신축성이 있는 방수재로는 '무기질 탄성 방수재'가 국내 최초였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재료도 재료지만 공법 개발을 중요시한다. 이는 동명목재 시절 수많은 해외 건설사를 접하면서 얻은 경험 때문이다.


장 부회장은 "과거 국내 방수 공사 현장에선 '적재적소'라는 개념이 부족했다"며 "방수는 시공 부위에 따라 공법이 다양하고 이는 곧 품질로 이어지는데, 하자가 생기면 대부분 재료 탓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6개국을 다녀보니 해외에선 달랐다"며 "건축 선진국들은 같은 건축물이라도 용도에 따라 다양한 방수 공법을 적용하는 설계 매뉴얼을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부회장이 재료만큼이나 공법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인건비를 줄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조립식 공법에 초점을 뒀다. 조립식 방수공법에 대한 국내외 특허도 다수 등록한 상태다.

장 부회장은 "지금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퍼즐 형태의 방수판을 개발 중인데 검증도 거의 마친 단계"라며 "나중에는 3D프린터를 활용해 설계값만 넣으면 현장에서 바로 방수재를 만들어 쓰는 공법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10만㎢밖에 안 되는 국내에서 방수 기업끼리 출혈 경쟁에 빠지기보다는 정보 공유와 공동 연구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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