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기운이 온다", "온 우주가…" 과거 박 대통령 어록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6.10.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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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더 이슈] SNS상에서 박 대통령 패러디 합성물 유행하기도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갖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갖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런 기운이 온다", "온 우주가…" 과거 박 대통령 어록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연설문 작성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그동안의 어록들도 재조명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법은 목욕탕", "손톱 밑 가시", "불어터진 국수" 등 단순 명료한 화법으로 자신만의 '어록 정치'를 펼쳐왔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시절엔 대전 유세를 앞두고 면도칼 테러를 당하고도 "대전은요?"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고,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했을 땐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어록을 늘려 갔다. 이에 청와대는 올 초 취임 3주년(25일)을 맞아 책 '사람 나고 법 났지, 법 나고 사람 났나'를 펴냈다. 책 제목은 지난해 12월 경제관계장관회의 때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반면 온라인 상에선 박 대통령 특유의 화법이 희화화되며 SNS에 번역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자신과 관련된 일을 남의 일 말하듯 한다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말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박 대통령의 '혼'과 '기운', '우주' 등의 발언이 온라인을 들썩이게 했다.

지난해 10월22일 청와대에선 대통령·여야대표·원내대표 5자 회동이 있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정교과서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책을 읽어보면 우리 역사에 관해서 우리 역사를 스스로 비하하는,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역사서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고 대한민국에 태어난 걸 부끄럽게 여기게끔 기술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당시 원내대표가 "부끄러운 역사로 보이는게 어떤 부분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박 대통령은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2015년 11월10일 청와대 국무회의)고 국정교과서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해 4월 중남미 순방에서는 브라질의 경제인 행사에 참석해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는 브라질 출신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연금술사'에 나오는 문구이기도 하다.

한 달 만에 박 대통령은 이 문구를 다시 인용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를 찾은 진도 초등학교 학생이 "대통령이 꿈"이라고 말하자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리고 꿈이 이뤄진다"(2015년 5월5일 청와대)고 말한 것.

자료=인터넷 커뮤니티자료=인터넷 커뮤니티
해당 발언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기도하는 박 대통령의 사진과 정부 주요 정책 등을 합성해 패러디 되기도 했다.

'번역기'가 등장할 만큼 앞뒤 흐름이 맞지 않는 문장도 유명하다. 지난해 5월 '성완종 파문' 등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웠을 당시 박 대통령은 이슈가 있어도 최우선 국정과제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된다는 그런 말이 있듯이 우리의 집중을 자꾸 이렇게 분산시키려는 일들이 항상 있을 거다, 으레. 그게 무슨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의 핵심목표를 올해 달성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는 것을 정신을 차리고 나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걸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셔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2015년 5월12일 청와대 국무회의)고 강조했다.

세월호 1주기 현안점검회의에선 "간첩도 그렇고 국민이 대개 신고를 했듯이 우리 국민들 모두가 정부부터 해가지고 안전을 같이 지키자는 그런 의식을 가지고 신고 열심히 하고…"(지난해 4월15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래 전 간첩을 신고하던 마음으로 국민 모두가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문제가 있을 때 '안전 신문고' 앱으로 신고하자는 당부의 말이었다.

이 외에도 "메르스는 중동식 독감, 손씻기 등 몇 가지 건강습관만 잘 지킨다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6월16일 서울 대모초등학교), "복면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 IS(이슬람국가)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얼굴을 감추고서"(11월24일 국무회의) 등의 발언으로 국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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