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베이징' 구애 통했나…알리바바, '광군제 신기록'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5.11.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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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매해 11월 11일)를 맞아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대박은 중국 경제의 성장 무게중심이 제조업에서 소비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구조개혁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말이다.

알리바바는 11일 베이징올림픽 수영경기장인 중국 베이징의 수이리팡(水立方)에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실시간 거래액 추이를 공개했다. 알리바바의 총거래액(GMV)은 초대형 할인행사가 시작된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12분만에 100억위안(약 1조8100억원)을 기록, 지난해 38분보다 100억위안 달성 시점을 68% 단축시켰다. 지난해 광군절 24시간 동안 세운 사상 최대기록인 571억위안도 한낮이 되기 전에 돌파할 만큼 거센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최근 주가 급락과 ‘짝퉁’ 논란 등 바람 잘 날 없던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모처럼 미소를 짓게 된 셈이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로부터 자사가 가짜상품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은 가운데 올 들어 시가총액 550억달러(약 63조4700억원)를 잃었다.
알리바바의 흥행몰이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소비심리가 굳건한 데 힘입은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중국의 10월 광공업생산(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5.8%를 밑돈 것이다. 그러나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해 예상치인 10.9%를 웃돌았다. 1-10월 고정자산 투자 누적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해 예상에 부합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중국의 제조업 관련 지표는 갈수록 부진에 빠지고 있지만 소매판매는 굳건한 강세를 보인 것이다.



알리바바는 올해부터 광군제 행사의 거점을 본사 소재지인 항저우에서 수도 베이징으로 옮겼다. 광군제 행사에 미국 유명 가수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준우승한 아담 램버트 등을 초청해 호화 콘서트를 여는 등 베이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썼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가 성수기 거점을 항저우에서 베이징으로 옮긴 것은 성장세 유지와 함께 라이벌인 JD닷컴의 본사가 있는 북부에서 저변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CM리서치의 사이러스 메와왈라 이사는 알리바바가 베이징으로 행사 거점을 옮긴 것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그는 “알리바바가 정치적으로 중국 당국과의 거리를 좁히고 정부의 전략적 이익에 한층 부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광군제는 중국에서 하루 기준으로 연중 최대 소비가 발생하는 날이다. 연인이 없는 싱글, 즉 광군을 뜻하는 숫자 ‘1’이 4개가 되는 11월11일이 광군제가 됐다. 중국 언론들이 전망한 알리바바의 올해 광군제 GMV는 870억위안 규모로 알리바바는 광군절 특수를 맞아 급증한 배송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택배원 170만명, 배송차량 40만대, 항공기 200대를 투입할 전망이다.


월별 GDP(국내총생산) 실황예보인 블룸버그 GDP 트래커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성장률은 6.57%(전년동기대비)로 9월(6.55%)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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