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PB부장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공모주 투자는 대박 행진을 이어가면서 장외주식 투자가 부자들의 재테크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공모주 투자가 성공을 거두면서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일에 달해 공모주 배정을 받기가 힘들어지자 아예 장외주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자산가들은 개별 주식에 거액을 투자하기도 하지만 장외주식은 접근이 어렵고 정보도 투명하지 않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소액으로 장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신탁상품이 인기다.
장외주식 관련 상품은 대체로 만기가 길고 보수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콜럼버스 IPO 신탁의 만기는 3년으로 목표수익률 연 15%를 초과 달성할 경우에만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신탁보수는 선취 일시보수 3.7%와 2년차 이후 후취보수 연 1% 수준이며 수익률이 연 15%를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0%의 성과보수가 부과된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이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중소기업 창업투자조합 출자지분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7년 동안 돈이 묶이는 폐쇄형 상품임에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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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긴 만기와 높은 보수에도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내 주식이 박스권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 상장주식으로는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이 PB부장은 "상장주식에 투자해 2~3배 수익을 내려면 코스피지수가 2000에서 3000까지 오르는 초강세장이 와야 하는데 현재로선 언감생심"이라며 "장외주식을 나눠 담으면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을 낼 땐 몇 배씩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투자자들이 장외주식이나 관련 상품에 투자할 때는 오랜기간 자금이 묶인다는 점은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한 증권사 PB는 "장외주식은 충분한 수익을 내기 위해 적어도 3년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며 "정보가 쉽게 공개되지 않고 상장이 늦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