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거품 붕괴 이미 시작됐다"-노무라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4.05.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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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올해 中 성장률 6% 밑돌 수도, 경착륙 가능성 3분의 1"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이미 터지기 시작했으며 이 여파로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6%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중국의 거대한 부동산 거품이 마침내 터지기 시작했다며 주택 과잉공급과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 부족이 맞물려 중국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거품 붕괴 충격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6%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는 "중국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는 더 이상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조정이 얼마나 심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중국 정부가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중국 정부의 소극적인 부양책으로는 올해 6%의 성장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금을 0.5% 줄이고 재정지출을 대거 늘리는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이라도 쓰면 올해 7.4%의 성장률이나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7.5%를 밑도는 것이다.



노무라는 그러나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도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잠시 미룰 수 있을 뿐 내년 성장률은 6.8%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말까지 중국의 성장세가 더 떨어져 중국 경제가 경착륙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3분의 1이나 된다고 경고했다. 노무라는 성장률이 4분기 연속 5%를 밑도는 것을 경착륙이라고 정의했다.

노무라는 지난 1분기 중국의 26개 지방 가운데 4곳의 부동산 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비관론의 근거로 삼았다. 특히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의 부동산 투자는 25% 넘게 급감했다는 지적이다. 노무라는 부동산 투자 급감세가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그나마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수적으로 잡았다. 노무라는 부동산과 철강, 시멘트 등 관련 산업이 중국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6%로 계산했다. 이에 비해 다른 전문가들은 대개 중국 경제의 부동산 비중을 25%로 보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노무라가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이대로 계산했다면 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WSJ는 노무라가 그동안 글로벌 투자은행 가운데 중국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노무라의 대담한 전망이 항상 적중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의 적중 여부도 두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일례로 노무라는 지난달 초 중국의 1분기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은 1분기에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다만 흑자액은 70억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3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비관적이다. 그도 그럴 게 중국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CREIS(China Real Estate Index System)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44개 도시의 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 대비 9%,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19% 줄었다. 같은 기간 주택가격은 각각 0.1%, 9.1% 올랐다. 이는 중국 주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난 2012년 중반 이후 최저치다.

이날 노무라에 이어 중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UBS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의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5%에서 7.3%, 7%에서 6.8%로 하향조정했다. UBS는 다만 중국 정부가 아직 부동산시장의 침체 우려를 완화할 수단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반시설 투자,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주요 대책으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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