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강기영 디자이너
그러나 실제 사례를 보면 이러한 선입관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미국 ‘스마트 머니’ (Smart Money) 잡지 (2001년 6월호)는 멘사회원들이 만든 투자클럽 (Mensa Investment Club)의 15년간의 주식투자 성과를 검토한 후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발표했다. 1986년부터 2001년까지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연 15.3%씩 올랐는데 반해, 멘사 천재들의 주식투자 수익률은 연 2.5%로 형편없었다. 천재들만 모여 있는 멘사 투자클럽의 수익률이 보통사람들이 대다수인 전체시장 보다 무려 13%포인트나 낮은 성과를 기록했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멘사 천재들의 주식투자는 뭐가 잘못된 것일까? 멘사 천재들은 위험이 적절히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장기 투자를 하기 보다는, 매우 복잡한 트레이딩 컴퓨터 시스템에 의존해 주식을 매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때문에 2001년 한해에 무려 40%의 손실을 입기고 했다. 멘사의 한 회원은 자신들의 투자전략을 "싸게 사서 더 낮은 가격에 파는 (buy low, sell lower) 전략"으로 유머스럽게 묘사했다.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에 관한 많은 논문을 발표한 토마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 코넬대학 심리학 교수는 그의 저서 "왜 똑똑한 사람들이 쪽박을 차나 (Why Smart People Make Big Mistakes)"에서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고 대박 낼 주식을 고를 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과신(overconfidence) 때문에 주식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을 경향이 높다고 지적한다. 만유인력 이론의 과학자인 (천재중의 천재) 아이작 뉴턴(Isaac Newton)도 주식투자로 큰 돈을 날렸다.
그러니 당신이 지금 주식투자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덜 똑똑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너무 똑똑(혹은 우월)하다고 맹신하고 있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