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스페인보다 심각' vs '안정적'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2.06.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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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계부채가 스페인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집단대출을 제외한 순수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을 보면 호들갑을 떨 상황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 가계부채, 스페인보다 더 심각"=김광수경제연구소는 29일 한국의 가계부채가 스페인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성민 김광수경제연구소 연구이사는 지난해 말 국내 가계대출 총액이 1036조원, 가계 가처분소득이 674조원으로, 가계대출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가계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53.7%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채무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가계부채는 가처분소득(8348억 유로) 대비 105%였고, 서브프라임론 사태로 부동산투기 거품이 붕괴된 미국의 가계부채비율은 투기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2007년 131%에서 지난해 투기거품 붕괴로 111.5%로 줄었다. 가처분소득 대비로 볼 때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이 가장 심각한 상태라는 주장이다.



또 서 이사는 "GDP(국내총생산) 중 가계소비를 기준으로 한 가계부채 비율은 스페인이 140.6%, 미국(2007년 기준)은 139%였던 반면 한국은 158%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국내 가계부채가 스페인이나 미국보다 더 심각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주담대 연체율 호들갑 떨 필요없다"=가계부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까지 상승세를 보여 우려의 시각이 높다.


하지만 집단대출을 제외하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일관된 목소리다.

금융감독원의 권창우 팀장은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전월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으나 0.43%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10%에 달했고 신용대출 연체율은 3%정도였다는 것.

권 팀장은 "특히 미국의 경우 연체 기준이 한달을 초과해야 연체로 집계되지만 우리는 하루만 연체돼도 연체로 보고 있어 기준도 미국보다 엄격하고 보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의 박합수 부동산팀장도 "집단대출을 제외하면 주택담보대출은 현재 지극히 안정적인 수준"이라면서 "심각한 연체율은 2%부터로 지금은 지극히 정상적인 연체율"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또 "총액만 가지고 우려하는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다"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적정히 유지했기 때문에 대출총액이 높아도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잠재 리스크가 있는 만큼 주택시장 활성화와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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