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SH공사 신임사장 '최항도 카드' 왜 버렸나

뉴스1 제공 2012.03.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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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남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SH공사 신임 사장으로 낙점한 ‘최항도 카드’를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SH공사 신임 사장을 뽑기 위한 새로운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 들어갔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27일 “지난 번 사장 면접에서 탈락한 최항도 카드를 다시 내놓기는 박 시장도 부담스러워 한다”면서 “SH공사 신임 사장 선출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지만 박 시장의 주택철학을 실행에 옮길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인사를 찾지 못해 곤혹스럽다”며 “이번 SH공사 신임사장 선임은 서울시가 내정한 인물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최항도 카드의 바통을 이어받을 인사로는 김효수 전 서울시 주택정책본부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뛰어난 업무 능력에 비해 추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뉴타운사업을 정리하고 박원순 시장의 마을만들기 등 마을공동체 중심의 주택정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선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SH공사 사장으로 가야 한다. 서울시에서도 그런 인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공약인 임대주택 8만호 건설을 비롯해 방만한 조직으로 지목된 SH공사의 내부 개혁을 단행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인사가 신임 사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박 시장은 자신과는 전혀 색깔이 다른 최항도 전 기획조정실장을 낙점했었다.


그가 비록 전임 오세훈 시장 때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을 지냈지만 최항도 전 기조실장의 업무 능력과 추진력, 조직 장악력 등을 높이 샀던 것.

하지만 최 전 기조실장은 지난달 21일 실시된 SH공사 사장 면접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탈락하고 말았다.



당시 시의회에서 추천한 임원추천위원들이 최 전 기조실장에게 최저점을 주면서 최하위로 밀렸고, 이에 박 시장은 임추위가 추천한 인사에 대한 임명을 거부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시 새로운 사장을 뽑아야 하는 SH공사는 27일 새로운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공문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보냈다.

임추위는 시의회가 추천하는 3인과 서울시 추천 2인, SH공사가 추천하는 2인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최항도 전 기조실장의 탈락으로 앞서 구성된 임추위 위원 중 1명을 제외하고 6명이 교체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는 이번 임추위 추천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번 임추위 추천에서 의회 내 특정 인물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면서 SH공사 사장 선임을 놓고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등 부작용이 컸다는 판단에서다.

시의회 관계자는 “의장단과 충분히 협의해서 지난번처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심사숙고해서 임추위 위원을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추위가 새로 구성되고 다시 공모절차 등을 밟아 신임 사장을 임명하기까지는 약 1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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