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건설시장이 호황기였던 1990년대, 대우건설 (3,960원 ▼55 -1.37%)은 말레이시아 최초 인텔리전트 빌딩인 '텔레콤타워'(최고 77층)를 비롯해 주거·업무·상업 복합시설인 '플라자 라키아트 종합터미널'(72층) '비전시티'(37층)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현지 건축시장을 주름잡았다.
말레이시아 건설시장은 2000년대 들어 지속된 10년간의 휴식기를 거쳐 올들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말레이시아의 랜드마크인 'KLCC타워'의 3번째 프로젝트와 최초 6성급호텔인 '세인트 레지스'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행하며 대한민국 대표건설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중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KLCC타워' 오피스 빌딩
발주처는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 공사금액은 1억9080만달러다. 사업 규모는 대지면적 4290㎡, 지하 5층~지상 60층(높이 267m), 연면적 15만5000㎡다. 지하 5층~지상 5층은 상가와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지상 6층은 오피스존 로비, 나머지 상층부는 오피스 등으로 구성된다.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현장 곳곳을 둘러보니 층고가 상업시설 5m, 오피스시설 4m 등으로 높은 데다 층별 천정고가 2.65m에 달해 개방감이 뛰어났다. 지하 주차장은 쿠알라룸푸르 최대 쇼핑몰인 '수리아 KLCC'(트윈타워 저층부)와 연결돼 있어 관광객, 쇼핑객들이 편안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인텔리전트 빌딩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건물 전층에 지역냉방시스템이 적용되고 8대의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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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쿠알라룸푸르에서 10년여 만에 처음 발주된 초고층빌딩을 수주하며 초고층 건축 르네상스의 신호탄을 쐈다. 발주처인 페트로나스는 2009년 초 진행한 'KLCC타워 오피스빌딩' 시공 입찰에 세계 유수 건설사 4곳을 초대했다. 대우건설은 1980∼90년대 성공적으로 수행한 건축시공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입찰자격을 얻었고 당당히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주병선 'KLCC타워' 오피스빌딩 현장소장
주병선 'KLCC타워 오피스빌딩' 현장소장(사진)은 "짧은 공기에 쫓기고 첨단공법에 낯선 근로자들을 통솔하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대우건설은 3년간 단 1건의 안전사고도 내지 않았다"며 "설계를 입체화한 '빔'(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나 건물중앙 구조를 먼저 시공하는 '코어(CORE)선행', 공사구간을 유압식으로 자동포장하는 '오토크라이밍' 등 최첨단 공법을 적용해 말레이시아에서 10년여 만에 진행되는 첫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시공중인 6성급 호텔 '세인트 레지스' 현장
↑'세인트 레지스' 호텔 조감도
이 프로젝트는 쿠알라룸푸르 중앙역인 KL센트럴역 바로 앞 부지 8804㎡에 지하 3층~지상 48층(높이 212m), 연면적 12만7838㎡ 규모 건물을 짓는 것이다. 이 건물에는 호텔 208객실과 서비스드레지던스 160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사금액은 1억9471만달러.
발주처는 말레이시아 최대 규모의 부동산 투자개발회사 MRCB와 CMY캐피탈의 합작회사 'ONE IFC 레지던스'다.
이들이 시행하는 '세인트 레지스'는 스타우드그룹의 최고급 호텔체인으로 아시아에선 싱가포르, 오사카, 방콕, 발리, 보라보라, 베이징, 상하이, 하이난, 톈진 등 9개 도시에서 영업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짓는 쿠알라룸푸르 호텔이 10번째 체인이 되는 셈이다.
고도의 기술력과 완성도를 요구하는 최고급호텔 공사의 특성상 발주처의 자격심사를 통과한 소수업체만 참여하는 제한경쟁으로 입찰이 이뤄졌다. 대우건설은 일본과 중국 등 경쟁 건설사를 제치고 이번 공사를 따냈다.
↑황상희 '세인트 레지스' 호텔 현장소장
황상희 '세인트 레지스' 현장소장(사진)은 "쿠알라룸푸르에서 다양한 호텔체인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6성급 호텔은 '세인트 레지스'가 유일하다"며 "호텔이 준공되면 트윈타워와 함께 쿠알라룸푸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축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