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박원순 서울시장 예산안 기자설명회

뉴스1 제공 2011.11.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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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2012년도 예산안 제출' 기자설명회에서 예산 설명을 마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공공요금 인상에 대해서 시의회에서 의견청취하겠다고 했다. 진행상으로 보면 빠르면 내년 초에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면산사태에 대해서 천재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고 했다. 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내년 예산에서 우면산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우선 공공요금 인상은 머리가 다 빠질 정도로 고민하고 있다. 올려도 충분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미 4년 전에 올라와서 그동안 계속 뜨거운 감자, 폭탄을 (해결하지 않고) 돌리기만 한 것이다. 전철이나 버스 등 수도권과 연계돼있다. 경기도와 인천은 올리기로 결정해 놓은 상태다. 여러 가지 서울시의 채무현황과 압박요인을 고려할 때 올릴 수밖에 없는 객관적 상황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서울시민가계의 압박을 덜 수 있는지 노력하고 성찰할 부분은 없는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말한 순서대로 진행되면 그 과정에서 관련 기관들의 혁신이나 대안들을 충분히 듣는 시간을 가지고 인상시기, 정도 등을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다. 긴급한 사안이긴 하나 4년을 왔지 않나. 중대한 결정이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려 한다.

우면산 산사태에 대해서는 그 당시 집중적인 호우에 따르면 천재가 맞다. 그렇지만 우리 공무원과 서울시장의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모순돼 보이지만 내 의지는 그렇다. 안심서울이라는 얘기를 했다. 이 부분에 대해 관련 부서를 엄청 압박하고 있다. 제설대책, 산사태 등 이렇게 많이 챙기는 자치단체장 없을 것이다. 눈이나 비가 오기 전에 챙기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번 사고를 다시 성찰해보고 혹시나 빠져있는 대책은 없는지 강조하는 과정에서 말한 것으로 봐야한다. -서민가계 부담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가는데 1인당 세금이 8만원 증가하는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전 공약을 보면 하수관 사업을 백지화 한다고 했었는데 서울시가 기존에 추진한 5000억 규모의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기본적으로는 세금을 줄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낸 세금을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이다. 핀란드나 스웨덴 같은 북구라파는 굉장히 세금을 많이 낸다. 독일 중산층도 50%를 세금으로 낸다. 조세저항이 없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삶의 개선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 노력 다 하겠다.
하수관로 오래된 부분이 있다. 선거공약에서 말한 것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큰 액수였기 때문에 지적한 것이다. 노후 된 관 등을 개량해 나가는 것에 투자를 안 할 수는 없다. 다만 수해방지 대책으로써 새롭고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언급한 것이다.

국가 예산은 세출에 의해서 세율을 조정한다. 지방정부는 세율만 조정 가능하다. 따라서 세입규모를 잡을 때 인위적으로 세금을 늘리거나 높일 수 없다. 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전부다. 지난 예산 수준으로 계산했을 때 세금이 8만원정도 올라가는 것이지 세금을 시장이 정한 것이 아니다. -SH공사가 선분양으로 전환한다고 하는데.

▶SH공사는 절대로 후분양, 선분양으로 결정한 바가 없다. 위례신도시에서 LH공사가 75%로 주도한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모든 것을 시민의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선분양을 하면 큰 득이 된다. 그러나 선분양으로 하겠다는 것을 우리가 정책적으로 채택한 바 없다. 그렇게 보고 받았고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 -흡연구역과 서울광장에 얘기가 많다. 일부에서 아직 시민운동가의 모습을 벗지 못했다는 평가 있다. 정책들이 즉흥적으로 나오고 해서 중요한 복지 등 정책이 타격을 입지 않겠느냐는 의견 있다.


▶별로 걱정 안 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세상의 모든 일을 합리성과 상식, 원칙에 기초해서 하면 작은 시행착오는 있어도 큰 실수는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흡연구역의 경우 여러 보고를 보면서 실무부서와 충분히 상의했다. 처음에는 공원 안에 흡연 시설을 두겠다고 해서 그러면 금연공원으로 지정하는데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케이지(Cage, 밀폐공간)를 만들어서 흡연한 것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대안이 나왔었다. 토론 후 완벽한 연기 흡수에 한계가 있다고 해서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낸 것이다. 그런 것이 언론에 흘러나가면서 말이 나온 것이다. 오히려 언론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실재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편만 보고 보도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사전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바도 있다. 어느 정도 정책에 대한 입장이 서거나, 혹은 충분하지 않더라도 브리핑 룸 활용해서 브리핑 하라고 말하고 있다.

정책은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확정된 것이 어디 있나. 얼마든지 시민들 의견을 들어서 수정할 수 있다. 유연함이 정말 필요하다. 과거에는 결정하면 밀고나가는 것이 많았다. 투명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이 중요하다. -한강예술섬, 서해뱃길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평가하겠다고 했다. 평가할 다른 사업 더 있나. 양화대교의 결론은 무엇인가.



▶내가 취임한지 10일 됐다. 모든 것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업조정단을 만들겠다는 것도 즉흥적인 것이 아닌 충분한 검토를 위한 것이다. 예술섬이나 서해뱃길은 많은 문제가 있고 감사원도 그 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당연히 검토해야 한다. 수많은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 양화대교는 이미 말했듯이 중단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시작됐다. 이미 상판 뜯어냈고 ㄷ자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다시 또 중단시키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최종적으로는 현장에 다시 나갈 생각이다. 모든 것은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해서 시민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사회투자기금 800억 조성안 중에서 기업협찬 500억이 안될 경우 대안이 있나. 서울시민 생활최저기준선 확립이 복지공약의 근간이었는데 거기에 투입되는 예산 6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확히 봤다. 서울시민 생활적정선이라는 것이 복지정책의 산발적 나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컨셉이다. 하루아침에 내용을 다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복지를 위해서 반드시 시작해야 할 스타팅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어느 수준까지가 적정선인지를 검토해서 거기에 따른 중장기 예산까지 고려할 것이다. 연구하고 정하겠다.



사회투자기금은 여러 가지 합의를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기금이기 때문에 서울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 공무원들 역할이 당연히 공공예산을 집행하는 집행자, 정책결정자의 위치에 있다.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자원들을 코디네이팅하는 기능도 있다고 본다. 그동안 민간기업을 운영하는 식의 역할을 해왔다. 많은 단체나 기관들에게 좋은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에 동참할 수 있는지 동의와 협력을 구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그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있었다. 21세기에는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현장중심의 행정을 많이 강조해 많은 경청을 하고 있다. 이에 이른바 떼쓰는 의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얼마나 좋은 일인가. 과거 70~80년대 그야말로 소통이 전혀 없던 시대, 민원도 없던 시대가 있었다. 이 시대의 가장 큰 화두는 소통이다. 시민들을 경청하는 것이다. 부작용도 있다. 공직자들이 힘들어 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능하면 들으려고 한다. 원칙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폭력이나 무질서는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사전에 약속한 것이라면 가능한 한 만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없이, 절차적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들어야할 의무가 없다고 본다. 그동안의 민원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원천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본다. 투명한 행정이다. 가능한 한 서울시가 생산하는 정보를 공개하려고 한다. 시민들 스스로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모습은 전 시장이 만든 결과물이다.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뉴타운 얼마나 심각한가. 머리가 아프다. 서울시장과 공직자들이 함께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장을 둘러보는 것 중요하다.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결정은 행정의 한 과정이 생략된 것이고 회복될 수 없는 실수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업무질서를 100% 존중하고자 하지만 변화와 혁신, 경청이 없이는 시민들이 바라는,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결정을 하는 것은 어렵다. 이를 통해 안정과 변화를 함께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상습교통정체구역이 매우 많다. 동부간선은 특히 심각하다. 재검토 하겠다고 했는데 입장은 무엇인가.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그런 쟁점이 있는 부분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전문가들과 검토하겠다. 그 동안의 과정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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