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과거 서울시장은 대통령 징검다리"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1.11.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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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토건사업 줄이면 복지 충분히 가능"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서울특별시↑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서울특별시


"복지는 낭비가 아닙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시성 토건사업에 투입된 예산을 줄여 복지와 교육 등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9일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외신가지클럽 라운지에서 서울주재 외신기자 60여명과 간담회를 열고 "복지 확대와 부채 감축은 서로 모순되지만 모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서울시 행정이 지나치게 건설과 토목 등 하드웨어에 돈을 쏟아 부었다"며 "큰 프로젝트고 많은 돈이 들어가는 사업을 줄여나가면 상대적으로 복지 예산에 쓸 수 있는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임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대통령으로 가는 길목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큰 것을 만들어 보여주려는 욕심이 있었다"며 "복지는 상대적으로 예산이 덜 들기 때문에 이런 것만 없앤다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그리스 등 일부 유럽국가가 과도한 복지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리스나 유럽의 복지 문제를 바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전제한 뒤 "서울시가 (복지에) 투자하고자 하는 것을 다 하더라도 유럽 여러 도시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보육교사와 조리원 등 복지는 좋은 일자리를 낳는 수단도 될 수 있다"며 "복지가 반드시 낭비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임 시장과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 박 시장은 "과거 서울시장이란 자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징검다리였다"지적한 뒤 "서울시장은 자신의 꿈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꿈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바꿔나가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새로운 역사와 새로운 시대를 바라는 열망이 깊지 않았다면 출마하지도 않았고 승리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시민들은 여의도 정치로 상징되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가 아니라 시민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가는 정치와 행정을 바라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 시장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권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선 "안철수 교수가 나중에 정치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시장을 한 때 꿈꿨던 것으로 봐선 우리의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한 것은 분명하다"며 "그 이상은 답을 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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