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평가, 여전히 '제멋대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1.06.2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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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 감사…평가기준 '엉망', 검증과정도 '허술'

해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제도가 여전히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기관은 제멋대로 부적정한 평가지표를 사용했고, 경영평가 근거자료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28일 감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 등 8개 공기업,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등 8개 준정부기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6개 중소형기관 등 22개 공공기관은 평가지표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



한국석유공사는 경영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으려고 평가기준을 제멋대로 적용했다. 석유공사는 내부적으로 부채비율 등을 성과지표로 관리하지만 평가점수가 0점에 불과하자 총자산회전율을 기준으로 재무예산성과지표를 평가받아 매년 2점 만점을 받았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각 공공기관의 특성에 맞게 부채비율 등 중점 관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실적평가가 이뤄지도록 재무예산성과 지표를 개선하는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허술한 평가와 검증 과정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개별 경영평가위원이 작성한 평가 서류 등을 회수하지 않고 관련 서류를 정리하는 기준조차 없이 최종 평가결과 보고서만 제출받고 있다"며 "평가 결과 발표 후 개별 기관이 이의를 제기해도 평가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경영평가단이 계량지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산출근거를 부실하게 검토하거나 부적절하게 예외를 인정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영실적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소송부채충당금전입액은 제외하고 부가가치를 계산한 뒤 제출해 노동생산성과 자본생산성에서 정당한 계산보다 각각 1.021점, 0.784점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석유공사도 가채매장량 환산액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3.938점의 추가 점수를 얻었다.


감사원은 기재부에 두 기관에 대한 경영실적평가결과와 성과급 지급률 수정 등 적절한 조치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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