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불출마, 이상득은 그대로"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3.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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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MB "왜 당대표가 책임지나" 만류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갈등 요인을 풀기 위한 '승부수'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제기한 책임론,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 요구 등 당내에서 분출되고 있는 온갖 문제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그러나 강 대표의 승부수가 실질적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강 대표는 이날 저녁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국민 여망인 정권 교체가 마무리되는 이번 총선의 승리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공천심사위원회라는 독자 기구 결정에 대해 그렇게 원칙을 강조하는 분들이 비난하지 말라"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박 대표가 자기 지지 한 사람이 많이 탈락한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MB 지지한 사람들 탈락한 것을 보고 MB도 '읍참마속'의 고통을 당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강 대표는 또 "공천을 잘못했다면 불출마가 아니라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면서 "내가 총대를 메고 불출마하는 것은 당을 화합시키고 단결시키는 일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으로 공천 잘잘못과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상득 부의장의 불출마 요구에 대해 "제가 희생하고 제가 출마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으니 이것으로 다 끝내고 남은 지역구인 대구 서구 지역만 공천하면 된다"며 "나머지는 다 그대로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 요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대표가 모든 것을 정리하기 위해 희생하겠다는데, 계파적 이해관계로 싸우는 것은, 모여서 쑥덕대는 것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일각의 계파 힘겨루기를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강 대표의 불출마 선언 후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 전화를 걸어 당 대표가 책임질 일은 아니지 않냐며 만류의 뜻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공천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했는데 왜 당 대표가 책임지나", "나(엠비)도 측근들 잘려나가 안타까운데, 왜 당신 혼자책임지나", "(주례회동이 예정된) 화요일에 다시 얘기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강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당이 어수선해 이를 수습하는게 당 대표의 책임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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