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20억 채무상환 초읽기' 정육각, 담보 잡힌 본사 어쩌나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3.02.06 08:26
축산물 전문 유통 플랫폼 정육각이 지난해 주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위해 김포 본사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만기(4월 말)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출금을 상환하고, 본사까지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6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육각은 지난해 10월 신한캐피탈에서 빌린 320억원 규모 단기자금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며 신용 보강 차원에서 김포 본사를 담보로 제공했다.

김포 본사는 도축된 고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스마트팩토리다. 2020년 초신선 배송 서비스 확대를 위해 300억원에 매입했다. 연면적 1만5700㎡, 4층 규모로 정육각에서 판매하는 물량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다.

정육각이 사업의 중추인 본사까지 담보로 제공한 건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육각은 지난해 초 친환경 신선식품 유통업체 초록마을 인수를 진행했다. 인수가액 900억원. 정육각은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초록마을 인수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대내외 자본시장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대만큼 자본을 조달하지 못했다.

결국 정육각은 모자란 인수자금을 신한캐피탈로부터 받은 3개월짜리 단기자금대출로 메꿨다. 정육각은 대출 만기 전까지 추가 투자유치 등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무산됐다.

문제는 대출금을 상환할 뾰족한 방법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우선 매년 커지는 적자 탓에 영업활동을 통한 상환은 불가능하다. 정육각은 2020년 80억원, 2021년 24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초신선 배송 서비스에 투입되는 물류 비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수한 초록마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2020년 33억원, 2021년 3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육각은 △수율 개선 △영업일수 확대 △초록마을 새벽배송 △PB(자체브랜드) 출시 등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달성하긴 어려워 보인다.

신한캐피탈이 추가 만기연장에 동의하더라도 이자비용이 부담이다. 연 6%인 현재 대출금리 수준만 고려하더라도 정육각이 갚아야할 이자만 연 19억원이 넘는다. 적자기업인 정육각에게는 큰 부담이다. 여기에 추가로 만기를 연장하게 되면 이자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만기연장에 실패할 경우다. 대출금 상환을 위해 추가적인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을 해야 한다. 담보인 김포 본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채권자인 신한캐피탈이 법정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김포 본사가 실제 경매로 나올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산업은행이 선순위채권자(최고채권액 340억원)로 있는 상황에서 후순위채권자(최고채권액 50억원) 신한캐피탈이 경매를 신청해 얻어갈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

정육각 관계자는 "채무상환을 위해 추가 투자유치와 리파이낸싱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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