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사실 분?"…우크라 떠난 화물선, 지중해 미아 된 이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8.09 17:11

레바논 구매자 "배송 5개월 지연" 이유로 하역 거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를 싣고 흑해 항구를 떠난 라조니호. 해당 선박은 우크라이나·러시아·튀르키예(터키)·유엔 간 곡물 수출 재개 4자 합의 이후 처음으로 흑해 항구에서 출항 선박으로 최종 목적지는 레바논이었다. /사진=주레바논 우크라이나 대사관 트위터
우크라이나·러시아·튀르키예(터키)·유엔 간 4자 합의로 러시아의 침공 후 5개월 만에 출항에 나섰던 우크라이나 곡물 화물선이 화물 구매자의 하역 거부로 지중해를 떠돌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인용해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합의 이후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를 처음으로 떠난 곡물 화물선 '라조니(Razoni)호'가 구매자를 잃은 채 지중해를 떠돌며 새로운 목적지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라조니호 사진을 올리며 "레바논의 최종 구매자가 배송 지연(5개월 이상)을 이유로 화물 하역을 거부했다"며 라조니호에 실린 우크라이나산 옥수수의 새로운 구매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라조니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주요 항구를 떠난 최초의 곡물 화물선으로, 지난 1일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527톤(t)을 싣고 레바논으로 향했다.

해당 선박은 4자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떠나 지난 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동조정센터(JCC)의 검사를 받고 레바논 트리폴리로 향했고, 7일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주레바논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구체적인 이유없이 "라조니호가 오늘(7일) 도착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도착 예정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레바논 구매자의 '화물 인도 거부'로 갈 곳을 잃은 라조니호는 레바논 혹은 다른 국가에서의 새로운 구매자를 찾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라조니호가 레바논 정부, 유엔 등의 도움 없이 새로운 목적지를 찾아야 한다며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7일 기준 라조니호의 최종 목적지는 트리폴리에서 '주문(가능)'으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레바논 경제부 대변인은 "해당 화물은 민간에게 운송되는 화물로, 레바논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도 8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출항하는 화물 선박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상업적인 결정으로 유엔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를 실은 소형 화물선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곡물 수출 재개 합의 이후 처음으로 최종 목적지 튀르키예(터키)에 도착했다. /사진=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트위터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제재 합의 이후 총 10척의 선박이 흑해 항구에서 출항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선박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 곡물 화물이 구매자에게 성공적으로 인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사회기반시설부는 8일 "우크라이나에서 출발한 소형 옥수수 화물 선박이 이날 최종 목적지인 튀르키예에 도착했다. 이는 곡물 수출 합의 이후 첫 사례"라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트위터에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모든 이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며 "러시아가 곡물 수출 재개 합의 이행한다면, 이 '곡물 수출 통로'로 세계 식량 안보를 계속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튀르키예·유엔은 4자 협상을 통해 체결한 '러시아·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곡물 수출 재개 협정문'에 지난달 22일 공식 서명했다. 협정문에는 △우크라이나 항구 3곳(오데사항·피브데니항·초르노모르스크항) 개방 △JCC 설치 및 무역화물선 안전보장 △러시아산 곡물 및 비료 수출 허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합의 내용엔 항구시설뿐만 아니라 곡물 수출과 관련된 상업 및 민간 선박은 공격받지 않는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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