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미콜라이우의 비탈리 김 주지사는 이날 "지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이어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니뷸론 대표인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와 그의 아내 라이사 바다투르스키가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바다투르스키는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생산 및 수출 기업인 니뷸론의 창립자이자 소유주다. 2016년 기준 그의 재산 총액이 7억1000만 달러(약 9276억8600만원)로, 현지 매체 기준 우크라이나 부호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콜라이우에 본사를 둔 니뷸론은 우크라이나에서 유일하게 자체 선단과 조선소를 갖춘 기업이다. 니뷸론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환적 터미널 등 곡물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고, 총 곡물 저장 용량은 222만톤(t)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바다투르스키는 환적 터미널과 엘리베이터 네트워크 등 우크라이나 내 현대적 곡물 시장을 만드는 중이었다. 그의 사망은 모든 우크라이나인에게 큰 손실"이라며 이들 부부의 죽음을 애도했다.
러시아군은 앞서 유엔과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작성된 '곡물 수출 재개 합의문'에 공식 서명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를 공격했고, 현재는 그 주변 항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군은 공격 대상이 우크라이나 내 곡물저장소가 아닌 군사시설이라며 곡물 수출 합의 파기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공습에도 곡물 수출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고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이르면 1일(현지시간), 늦으면 2일부터 흑해 항구를 통한 곡물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계속된 공습에 수출 재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러시아군이 흑해 항구의 곡물 수출 재개를 막고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고 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 중 하나가 바다투르스키의 침실을 강타했다"며 "계획적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이 발상한 미사일은 총 12발로, 바다투르스키 부부 이외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주택, 호텔, 주유소, 학교 등 민간인 시설을 향하는 등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의 공격이었다"고 분노했다.
미콜라이우는 러시아가 90% 이상 점령한 남부 요충지 헤르손과 가장 가까운 대도시이자, 우크라이나 흑해의 주요 항구인 오데사와 가까운 주요 곡물 수출항으로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반복적으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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