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고기'라고 써도 되나"...갈등 중재 나선 중기옴부즈만

머니투데이 세종=오세중 기자 | 2022.07.14 12:00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식물유래 대체 단백질 식품'(대체육) 업체와 축산물 업체의 '고기' 표기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자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대체육 관련 표기 방침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에 나섰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14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전지역본부·세종지역본부와 함께 중소벤처기업이 겪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에스오에스 토크(S.O.S. Talk, 중소기업 간담회)'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S.O.S Talk'는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중진공이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규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공동으로 개최해 온 합동 간담회로, 매년 14∼16차례 열린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중소벤처기업 중 대체육을 생산하는 A기업 대표는 "대체 단백질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표기방법에 대해 축산물 가공업체와의 이견이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인 대체 단백질 시장을 활성화하고 신생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표기방법 지침을 신속히 제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환경, 동물복지 등에 대한 관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대체 단백질 식품이 각광받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관련 시장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세계 대체단백질식품 시장규모는 2018년 96억2310만달러였는데, 오는 2025년 기준 178억5860만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축산업 가공업계는 "대체육은 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육(肉), 미트(meat) 등 표기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축산물 코너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체육 진출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oo미트', 'oo대체육' 등의 제품명과 상표권을 설정해 판매중"이라며 "이를 금지하면 관련 무형자산이 모두 소멸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는 대체육 상품에 고기(meat)나 돼지고기(pork), 소고기(beef), 닭고기 (poultry) 표현을 못 쓰도록 법으로 제정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는 대체육 상품에 스테이크, 버거 등의 표기를 허용하고 있다. 해외사례도 일정치 않아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옴부즈만은 국내에서도 대체육 시장이 상당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확한 표시 방법을 제정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식약처에 관련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식약처 역시 이 필요성에 공감하고 식물유래 단백질 대체식품 표시 가이드라인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옴부즈만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환경,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면서 대체 단백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 신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성이 있다"며 "관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식약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선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조업 B기업 대표는 "납품단가 조정협의제가 도입됐지만 이 업종 협동조합을 통해 납품단가 조정협의를 신청한 건수는 전무한 실정"이라며 "거래단절 우려로 신청을 기피하고 있고, 대·중소기업 간 교섭력 차이로 인해 자율적인 납품단가 조정협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B기업 대표는 "계약서에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납품단가 연동 조항을 자발적으로 포함시킬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해달라"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촉구했다.

이에 박 옴부즈만은 "납품단가 연동 조항 근거 마련을 위해 현재 국회의원 입법발의를 통해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며 "납품단가와 관련된 중소기업계의 고충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관련 애로사항 등에 대해 관계부처에 잘 전달하고 더 살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기업 대표들은 △채용 당일 안전보건교육 수행 시 사전 인터넷교육 실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다수공급계약 인증제도 개선 △소액 항공화물 긴급수출시 사후 수출신고 허용 등 다양한 규제 및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박 옴부즈만은"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 등 어려운 대내외 기업환경 속에서도 중소벤처기업의 규제·애로 해결을 위해 쉼 없이 발로 뛰겠다"며 "오늘 말씀해주신 현장의 목소리를 관계부처에 적극 전달해 우리 기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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