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캠핑카 공유 플랫폼' 선보이자…지자체 10곳 "우리랑 하자"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2.05.16 10:00

[스타트UP스토리]차량 애프터마켓 시장서 차별화된 사업 전개…디테크게엠베하 윤종영 대표

윤종영 디테크게엠베하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알프스가 경이로운 대자연을 뽐내 듯 사시사철 색깔이 뚜렷한 우리나라 자연도 그에 못지 않게 굽이굽이 빼어난 풍광을 지녔죠. 잘 닦인 한국의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숙박이 마땅치 않은 게 문제입니다. 군수님들이 콘도미니엄 하나 유치하려고 엄청 노력하죠. 그런데 업체에선 계산기 안 두들겨보겠습니까. 답이 안 나오거든요. 그래서 '캠퍼비엔비'를 제안했던겁니다."

14년 간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에서 '튜닝카'에 푹 빠져 지낸 이가 들려주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사업이야기'가 귀를 사로 잡는다. 이야기라고 했지만 간단히 이야기로만 치부할 내용은 아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스타트업 디테크게엠베하의 윤종영 대표는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숙박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해답은 '공유 캠핑카'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8년 설립된 디테크게엠베하는 자동차 튜닝부터 캠핑카 공유 플랫폼까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프터마켓 스타트업이다. 세계 정상급 슈퍼카 튜닝 기술을 보유한 독일 테크아트의 포르쉐 튜닝사업 국내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튜닝해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배달의민족, 쏘카, 신세계 푸드 등에 납품했고, 지난해에는 TV홈쇼핑을 통해 자사 캠핑카를 선보여 200대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윤 대표는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국립대학과 대학원에서 12년간 디자인공학을 전공했다. 독일 아우디A4, 삼성자동차 SM5, 현대차 대형상용차 운전계기판 UX(사용자환경) 최적화 개발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한양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ICT융합학부 전공주임과 디테크융합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한국자동차안전협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캠핑카 중계 플랫폼 '알프스' 앱/사진=디테크게임베하


캠퍼비엔비 새 콘셉트 제시…"호텔스닷컴처럼 글로벌 모델로 키울 것"


그가 말한 '캠퍼비엔비'는 캠핑카 리스·렌탈 사업을 말한다. 야영객을 뜻하는 '캠퍼'와 글로벌 숙박 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비앤비'를 합친 단어다. 봄기운 완연한 요새 캠퍼들이 들으면 심장이 벌렁벌렁 뛸 신규 서비스임이 분명해 보였다.

디테크게엠베하의 튜닝 기술력은 2020년 4·15 총선 때 이미 입증됐다. 국내 최초로 '선거용 다목적 리무진'을 선보여 재미를 봤다. 이는 '움직이는 선거전략 지휘본부'로 외부 도청을 차단하는 첨단 음향시스템과 후보자 드레스룸, 수면룸 등이 설치됐다.

이 기술력을 십분 활용, 자사 캠핑가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캠핑카 중개 플랫폼 '알프스'(ALPS) 앱 (애플리케이션)를 선보였다.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하드웨어가 아닌 '캠핑카 공유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 콘셉트를 내민 것이다.

캠핑카 소유자가 안 쓸 땐 알프스 앱에 올려놓으면 다른 이용 희망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빌려쓸 수 있는 서비스다. "캠핑카는 가격도 가격이나 아파트라는 주거문화특성상 주차장 확보 등 개인이 소유하기엔 제약 조건이 많다는 점, 구매하고도 1년 간 사용하는 빈도가 극히 낮다는 점에서 나온 사업 아이디어"라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독일에서 캠핑카를 갖고 있는 분이 우리 플랫폼에 올리면 한국에 있는 분이 독일 프랑크공항에서 캠핑카를 픽업해 캠핑카로 여행할 수도 있다"면서 " 호텔스닷컴처럼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캠핑카 쉐어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출시 전부터 관광객 유치에 관심을 둔 지방자치단체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윤 대표는 "작년에 수요 조사를 했더니 약 10개 시군에서 참여의향서를 보내왔고, 올해 사업을 보고 참여를 결정하겠다는 기초지방자치단체도 50~100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자체 서비스는 대략 이런 방식으로 운영된다. KTX역 주차장에 캠핑카를 세워놓고 예약이 들어오면 디테크게엠베하와 연계된 식음료 업체가 캠핑에 필요한 나들이 먹거리를 밀키트 형태로 냉장고에 채워넣은 후 빌려준다. 해당 캠핑카는 연계된 다른 지자체 지정 주차장에 반납할수도 있다. 여행 계획을 전국으로 자유롭게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윤 대표는 "올해 캠핑카 리스렌탈·정액권 판매를 통한 수익창출과 지자체 협력을 통한 공동 캠핑존 운영, 프렌차이즈화, 코레일 여행패키지 출시 등을 통해 매출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초소형 전기차 활용한 '프리미엄 배달 시장'도 동시 공략


트위지 이미지/사진=디테크게임베하
이와 함께 디테크게임베하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에 냉난방 시스템, 스마트도어락, 윈도우, 트레일러, 확장 트레이, 온냉장고 등을 추가 장착하고 '프리미엄 배달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디테크게임베하는 2019년 르노삼성의 트위지를 개조해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와 부산시 등 지자체에 납품한 바 있으며, 독일 포르쉐 튜닝사업 국내 독점권도 갖고 있다.

윤 대표는 "코로나19로 배달 식품을 2년 넘게 먹으면서 이젠 음식의 품질을 보는 수준도 많이 높아져 방금 굽거나 튀긴 피자·치킨을 먹고 싶어하고, 안 녹은 아이스크림, 막 구은 삼겹살을 원 상태 그대로 받아 먹을 수 있다면 기꺼이 추가요금을 내겠다는 수요가 많다"면서 "냉온장고를 달면 한 번에 4~5곳 주문도 소화할 수 있고, 100kg까지 실을 수 있어 동네마트 배달용으로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트위지를 배달차로 쓸 경우 최근 급증하는 무보험 배달 오토바이 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업을 필요로 하지만 오토바이를 못 타는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나 시니어 그룹들도 참여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미 온장고가 부착된 트위지를 신세계 푸드 노브랜드 피자 1호점에 납품했으며, 차츰 늘려갈 계획이다. 또 공공 배달앱 업체와도 납품 협상을 진행중이다.


F1 영안군과 개조차 인증 실증 사업 추진


디테크게임베하는 국내 개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 유일의 포뮬러원(F1) 경기장이 위치한 전라남도 영암군과 함께 규제자유특구를 신청하고 개조차 인증 실증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구 내에서 2년간 객관화된 개조차 인증 기준·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윤 대표는 "애프터마켓은 수리부터 개조, 부품 조달 등 다양한 산업이 결합된 시장인데 인증 기준이 명확치 않아 문제가 많았다"며 "애프터마켓 시장을 활성화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를 생산,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영 디테크게엠베하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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