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는 음식의 무덤'이라고 했던가. 환경부에 따르면 한 가정을 기준으로 구매한 음식의 25%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봉투로 버려진다. 국내 음식물 쓰레기는 매일 1만톤(t)씩 나온다. 해외도 사정은 같다.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생산된 식품의 약 35%가 버려지며, 연간 10억톤(t)에 달한다. 이처럼 음식물 폐기물은 전세계 공통된 골칫거리다. 유엔(UN)이 "폐기된 식품만 적절하게 활용해도 전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최근 푸드 업사이클링 등의 신기술로 무장한 리틀 히어로(스타트업)가 이 문제의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소셜벤처 에스에스씨(SSC, Special System Capsule)는 자연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캡슐커피와 차를 개발·판매한다. 에스에스씨에 따르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캡슐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매년 약 1000억개 이상 팔리고 있다. 문제는 커피 찌꺼기까지 그대로 들어 있는 상태에서 버려지는데 분리수거나 재활용 되지 않아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에스에스씨는 쓰다 남은 옥수수 녹말이나 사탕수수 등 식용 곡물을 이용해 자연 생분해가 가능한 PLA 소재로 만든 뒤 이를 가지고 캡슐음료를 만든다.
이성배 에스에스씨 대표는 "캡슐음료는 적정 온도만 지켜지면 3개월, 아무 곳에나 버려져도 최소 10년 안에 썩는다"며 "어떻게 봐도 몇 백 년 걸려야만 썩는 플라스틱보다 낫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플라스틱 캡슐은 1㎏당 3㎏의 탄소가, PLA는 1㎏당 0~0.3㎏ 정도의 탄소가 발생한다. 이 대표는 "에스에스씨의 생분해 캡슐을 1년 간 하루에 2개씩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8㎏의 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가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같다.
◇AI·신소재로 음식물 쓰레기 줄여라=식재료 재활용과 함께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신소재 기술 등을 접목, 음식물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거나 식품 유통기한을 늘리는 스타트업들도 있다. 미국 오리건의 푸드테크 기업 린패스는 카메라와 AI를 접목한 쓰레기 인지 기술을 개발했다. 쓰레기 투입구에 카메라가 달린 저울을 설치해 버려지는 식재료의 종류를 파악하고 무게를 잰다. 냉장고에 보관하다 버리는 것인지, 조리과정에서 손실된 재료인지, 먹다 남긴 음식인지 등을 AI가 분석한다. 이를 통해 무엇이 주로 버려지는지를 알아내고 이에 맞게 식재료를 알맞게 조절해 쓸 수 있도록 안내한다.
국내 스타트업 중 '뉴처'도 신선식품 유통·보관 시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를 만든다. 상온에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스티커 후면 글씨가 선명해지는 원리다. 온도변화에 따라 투명해지는 나노필름을 응용했다. 롯데벤처스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특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미래식단' 1기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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