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대략 30~40분 분량에, 입장권 가격은 기존 보다 낮거나 절반 수준인 '숏폼'(short-form·짧은동영상) 콘텐츠를 극장에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 뿐만 아니라 직장 외근자들의 경우,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으면 커피 한 잔 가격 정도의 비용을 내고 푹신한 극장 의자에 눕듯이 앉아 30~40분 정도 되는 주식·인문 강연을 보거나 유명 콘서트·클래식 공연 등을 감상하며 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힐링(Healing·치유) 차원에서 자투리 시간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다고 조 영업마케팅담당은 강조했다.
아이스콘은 CGV의 독자적인 예술·문화 콘텐츠 브랜드로 지난해 7월부터 본격 가동됐다. 이는 상영관을 활용해 영화 이외의 강연·스포츠·게임·뮤지컬·오페라·콘서트·클래식 공연 등을 실시간 생중계와 같은 형태로 제공한다. 코로나19(COVID-19)로 관객 수가 급감하고, 영화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CGV도 생존을 위한 파격 변신이 필요했고, 그래서 나온 이색 장르 상품이다. 조 영업마케팅담당은 "과거 멀티플렉스는 여러 영화들을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볼 수 있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멀티콘텐츠플레이스'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산 CGV 집무실에서 만난 조 영업마케팅담당은 A3 크기의 아이스콘 실적표를 꺼내 보여줬다. 그는 "아이스콘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만 해도 미온적 반응이었던 관련 업체들이 흥행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관심을 갖고, 극장을 하나의 윈도우로 생각하며, 아이스콘팀에 먼저 제안을 해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객 수가 급감하면서 극장 개봉이 예정됐던 굵직한 기대작들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직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스콘의 이런 선방은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조 담당은 "TV의 확장판이 되면 실패"라며 "레퍼토리·구성이 완전히 달라야 했으므로 신곡을 발표하거나 360도 카메라와 관객석 팬 모자이크 화면 등을 삽입해 가수와 팬들이 함께 교감하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콘서트를 할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지면서 꽉 막힌 팬덤 욕구를 아이스콘이 뚫어 줬고, 가수·배우가 흘린 눈물 등 현장에서 얻기 힘든 감정 포인트도 놓치지 않고 잡아내 아예 안 본 관객은 있어도 한 번만 본 관객은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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