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데 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미국은 북한이 자국민보다 금지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우선시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1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을 거론하며 "미국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제시한 비전에 따라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30여분에 걸친 연설에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새벽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ICBM을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어 공개했다. 북한이 앞서 개발한 화성-15형(9축 18륜)보다 길어진 셈이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동안 북한이 내놓은 어떤 무기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하다"며 "종전보다 긴 사거리와 높은 운반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의 멜리사 해넘 연구원은 이 미사일에 대해 "괴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무기 공개가 미국을 자극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11월 대선 이후 차기 미 행정부와의 협상에 대비해 미리 몸값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번 열병식은 도발적이라기 보단 과시적이었다"고 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DNI(국가정보국) 북한정보 담당관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과도하게 도발하지 않으면서 자신들 무기의 수준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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