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 이은 두 번째인 파주시 스타벅스(파주야당역점)의 경우, 17일 기준 확진자 중 26명이 매장을 직접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파주 스타벅스의 경우, 추정 감염원은 해당 커피전문점 매장 2층에서 3시간 체류했고, 이 시간 방문해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는 카페에서 30분 이상 체류했다. 또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다.
확진자 중 일부는 추정 감염원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둔 테이블에 앉았음에도 감염이 됐는데 이는 비말을 통한 간접감염 혹은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 등 그 원인이 다양하게 제기된다. 방역업체 관계자는 “비말은 보통 감염자로부터 1~2m 이내 땅으로 떨어진다”며 “어떻게 그 거리까지 전파됐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무엇보다 에어로졸 전파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이 일러야 올해말, 또는 내년 정도로 전망된 상황이어서 다가오는 겨울철 실내 집단감염을 통한 ‘n차 파동’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혹시 모를 ‘제3의 감염 경로’로 지목된 에어로졸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를 최소화할 방역 대책을 세우고 즉시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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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졸에 의한 공기 전파 ‘설왕설래’━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크기의 입자를 통해 전파된다. 입자 지름이 5~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보다 크면 ‘비말’, 5㎛ 보다 작으면 ‘에어로졸’로 정의한다. 에어로졸은 가습기에서 분출되는 엷은 안개에 비유된다.
지금까지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는 그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에 따르면 먼저 지름이 5㎛ 미만인 작은 에어로졸 내에 병원체(바이러스)가 장시간 공기 중에 머물러야 한다. 또 이 안에 함유된 바이러스 농도가 사람을 감염시킬 정도로 충분해야 한다. 바이러스 감염이 바이러스 농도·노출 시간에 비례해 결정된다는 얘기다. 감염학회 등에 따르면 인간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는 신체를 떠난 순간부터 감염력을 잃기 시작한다는 게 일반적 이론이다 .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공기 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어도 죽은 바이러스 유전자라는 검출 결과를 얻었고, 3시간 후 바이러스 생존 가능성은 약 10분의 1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5~10㎛보다 큰 비말도 일정 시간 공기 중에 머무를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는 등 에어로졸 감염병 전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미국 MIT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함유한 에어로졸이 7~8m 가량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보면 코로나19가 에어로졸에서 3시간, 무기물 표면에서 2~3일간 생존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인공적 조건 내에서 이끌어낸 결과이므로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달 초 239명의 과학자는 에어로졸도 감염 경로로 공식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WHO(세계보건기구)에 보냈다. 큰 비말 흡입 및 오염된 매개체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는 견해를 계속 유지해왔던 WHO도 입장을 바꿔 지난 12일 “에어로졸을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된다”면서 “시급하지 않은 치과 진료는 연기해 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우리 보건당국은 에어로졸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지난달 발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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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예방수칙 잘 지키면 예방 가능”━
이를테면 에어로졸을 통한 실내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선 우선 밀폐된 장소에선 거리에 상관없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만으로도 에어로졸 내 바이러스 농도를 희석할 수 있다. 에어컨을 틀 때도 2시간에 한 번씩 환기해야 한다. 이밖에 다중이용시설에 헤파필터를 장착한 공기청정기를 쓰는 것도 즉시 실천 가능한 에어로졸 감염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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