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망가졌으면…" 25년 쓴 LG 세탁기 이별가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20.06.13 08:00
LG전자 고객이 25년간 사용한 'LG 카오스 세탁기'/사진제공=LG전자
"25년간 고장 한번 안 난 기특한 녀석을 지난달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최근 LG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는 25년간 동고동락한 세탁기를 떠나보낸 한 고객의 남다른 사연이 올라왔다. '내 삶의 동반자 LG 세탁기'라는 제목의 글은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맡는 H&A사업본부에서 전 직원들에게 공유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 고객은 큰 아이가 초등학교 다니던 1995년 'LG 카오스'를 처음 구입했다. 고객은 "우리 세탁기는 지난달 작별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고장 난 적이 없는 '기특한 녀석'이었다"며 정든 제품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20년 넘게 네 식구의 옷과 이불을 책임진 세탁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비록 낡고 녹슬었지만 그렇게 사용한 시간만큼 LG 카오스에 대한 추억도 쌓였다는 얘기다.

이 고객은 "세탁기가 차라리 망가졌으면 아쉬움이 덜했을 것"이라며 "네 번이나 이사할 동안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기에, 이별하던 날 그 애잔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이 고객은 "이런 구형 세탁기가 자신에게는 가전 장인이 만든 '명품'과 다름없다"며 LG전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딸과 사위가 새 세탁기(트롬)를 선물해주지 않았더라면 계속 더 사용했을 것이라는 애정도 덧붙였다.


이 고객은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가족들의 빨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세탁기를 만드는 LG전자 엔지니어들의 연구와 열정 덕분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앞으로도 가전 관련 연구와 열정을 기대하겠다"고 격려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1969년 국내 최초로 '백조 세탁기'(모델명 WP-181)를 내놓은 데 이어 △1978년 국내 최초 2조식 자동세탁기 △1996년 국내 최초 통돌이 세탁기 △2005년 세계 최대 드럼세탁기 △2015년 세계 최초 '트윈워시' 세탁기를 출시하는 등 한국 가전의 위상을 높였다.

트윈워시 후속작인 '트롬 워시타워'는 출시 12주 만인 지난달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며 히트를 예고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를 단지 빨래하는 기계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 삶을 위한 가전을 만들기 위해 장인 정신으로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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