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김찬수 연구팀은 2013년 자체 개발한 ‘감염병 확산 모델링 기술’(개인 기반 전파 시뮬레이터)를 이용,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 등 코로나19 확산 방역 조치 효과를 평가한 결과를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국민 5000만 명의 성별과, 나이, 직장, 이동 패턴 등의 빅데이터를 입력하고, 이를 토대로 이들이 국내 지리 정보 하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김 연구원은 “실제 지리 정보를 반영한 가상의 공간에서 개개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가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발현되고 회복되는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이 프로세서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구 신천지교회 감염 급증 사례가 터진 2월 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하루 신규 확진 환자 수가 최대 4000여 명에 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하루에 평균 6~7명 정도 만나도록 제한을 두는 ‘일반적 사회적 거리 두기’는 아무 조치가 없을 때보다 감염률을 약 10분 1 가까이 낮춘다. 나아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즉, 하루에 평균 2~3명 정도만 만날 경우 감염률은 약 15분의 1 가까이 줄어든다.
연구진은 또 현재 시점에서 초·중·고 개학을 강행할 경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도 실시한 결과, 집단감염 위험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탓에 개학 후 감염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놨다. 아울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비율을 낮추면 감염자 수를 더 낮출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당연한 결론 같지만, 다양한 정책들의 결과를 눈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방역대책들이 예상했던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자 수를 감소시키기 위해선 당분간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과 함께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의 준칙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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