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수십 미터짜리 초대형 타워크레인 11개는 서 있는 자체만으로 현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여기저기서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망치 소리와 드릴소음은 빗속에서도 공사가 한창임을 알렸다.
EUV(첨단 극자외선) 팹 공사장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배관공사 등 각종 설치 작업에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기초공사는 예전에 끝났지만 준공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화성사업장(약 159만㎡)보다 두배 가까이 넓다. 하루 평균 투입되는 건설 인력만 1만2000여 명.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밀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이날 평택시에서 코로나19 5번째 확진자가 나왔지만 2라인 공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모습이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공사장 보안과 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정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사무2동 신축공사장 출입구에는 짙은 색 고글과 마스크를 쓴 보안요원이 비접촉식 체온계로 현장 인력들의 체온을 일일이 재고 있었다. 만약 코로나19 감염 의심 기준 체온인 37.3도를 넘으면 바로 옆에 설치한 파란색 A형 텐트로 즉각 격리되지만, 다행히 텐트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화성캠퍼스 DSR(부품연구) 타워에서 만난 한 직원은 "코로나19로 반도체 R&D(연구·개발)나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회사 전체가 확산 방지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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