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7~1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경쟁률 120.75대 1을 기록하며 비교적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공모가는 1만원으로 희망공모가밴드(1만3000~1만5000원) 하단에 못 미친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에 앞서 올해 IPO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은 모두 밴드 최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위세아이텍과 서남은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었다. 연초 IPO 일정이 몰리지 않으면서 투자 수요가 분산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 되는 가운데 공모 시장에 등장하는 절대적인 기업 수가 적다 보니 흥행이 지속된 측면도 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흥행 부진은 밸류에이션 등 다양한 요소를 살펴봐야하지만,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주식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 위축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시장 영업력과 항공 사업 수직 계열화 역량, 기술 및 생산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라는 평가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까지 적자 구조로, 테슬라(이익미실현) 요건을 통한 특례 상장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부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실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특례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더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 19~2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제이앤티씨는 경쟁률 1077.88대 1을 기록했다. 제이앤티씨는 스마트폰 등에 적용하는 3D 커버글라스 등 전자 부품을 개발하는 회사로, 지난해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구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에도 공모 흥행에 성공한 이유 역시 실적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사례를 기점으로 앞으로 공모 시장에서 개별 기업마다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관광, 유통, 외식 등 코로나19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업종이나 일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한 눈높이도 이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미 IPO 시장에선 공모 일정을 연기하거나, 혹은 연기를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향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성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시 전반적으로 약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가 지속될수록 상대적으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장 주식 가치가 떨어질수록 공모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낮아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미래가치에 초점을 맞춘 특례상장 기업이나 실적 변동성이 큰 기업은 공모 시장에서도 투자 심리가 아무래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IPO 일정 연기를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안정을 찾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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