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2B호, 춘분·추분이 고비?…"방전 위기 맞을 수도"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0.02.19 07:53
태양전지판을 활짝 핀 천리안2B호/사진=항우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정지궤도 환경위성 ‘천리안2B호’는 많은 전자소자를 탑재했다. 이를 작동시키기 위해 2B호도 스마트폰처럼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다. 배터리 크기는 대략 라면 상자 정도다.

2B호는 항상 지구 쪽을 바라보도록 자세를 교정해 줘야 한다. 이때 전력을 쓴다. 환경 탑재체(GEMS)가 지구를 촬영할 때, 태양전지판을 계속 태양 쪽으로 바라보도록 회전시킬 때, 열을 제어 하는 히트파이프가 가동할 때도 전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쓰임이 많은 전력은 어디서 가져올까. 위성 본체 옆에 날개처럼 달려 있는 태양전지판으로 만든다. 대기권이 없는 우주에선 태양열을 직접 받을 수 있어 지상의 태양열 발전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위성은 태양광을 받을 때 배터리에 전력을 충분히 충전했다가 태양이 가려지면 방전한다. 이 충·방전 횟수는 인공위성마다 다르다. 다시 말해 궤도 높낮이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저궤도에서 위성속도가 정지궤도에서 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저궤도를 도는 아리랑위성은 초속 7.5km의 속도로 하루에 15번 정도 지구를 돈다. 돌면서 태양에 가려 졌다 다시 보기를 반복한다. 이 횟수가 충전 주기가 된다. 즉, 아리랑위성은 하루에 충·방전을 15번 반복한다.

높은 궤도에서 지구 자전 속도로 도는 정지궤도위성 2B호는 대부분의 시간을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2B호는 종일 충전기를 끼워두고 쓰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일 년에 두 번, ‘춘분’과 ‘추분’은 예외다.


지구와 같이 돌고 있는 정지궤도위성은 지구 공전위치에 따라 태양 빛을 받는 각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춘분, 추분에는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황도경사각)가 0도가 되고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이때 태양 뒤쪽에 있으면 지구 그림자에 의해 완전히 가려진다. 이렇게 가려지는 시간이 수십 초에서 최대 72분 가량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정지궤도에 올라 있는 천리안2A도 지난해 3월 21일 춘분 때 몇 십 초 가량 방전된 바 있다”고 말했다. 춘분, 추분 외에 달에 태양 빛이 가려질 때도 있다. ‘태양-달-정지궤도위성-지구’가 일직선 상에 놓일 때다. 이 시간은 최대 150분 정도 된다.

인공위성도 스마트폰처럼 충·방전 횟수에 따라 배터리 수명이 결정된다. 저궤도 위성의 임무가 3년이면 365일×15번×3년=1만8000번으로 제한된다. 정지궤도위성은 잔여 용량을 계속 모니터링 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수명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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