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이 PAV 띄운 날…벤츠 수장은 "플라잉카, 글쎄 아직은…"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 2020.01.08 16:10

美 CES 기조연설 나선 칼레니우스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 표준이라기엔 거리감 있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 2020'에서 기조 연설 중인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및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 영화는 2020년이면 우리가 '하늘을 나는 차'를 타고 이동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및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의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기조 연설을 통해 이처럼 이야기를 꺼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028년이면 '개인용 비행체'(PAV)를 이용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날이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UAM뿐 아니라 '모빌리티 환승거점'(Hub),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도심 항공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6일(현지시간) 'CES 2020'을 앞두고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도시 구현을 위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플라잉카' 같은 이동수단, 표준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반면 칼레니우스 의장은 이날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기조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2020년이면 '하늘을 나는 차'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 고전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언급했다.

칼레니우스 의장은 이를 소개하면서 '플라잉카'(flying car), '에어택시'(air taxi)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먼저 그는 "물론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이 이미 존재하긴 한다"며 다임러가 투자한 '볼로콥터'(Volocopter)를 소개했다.

'볼로콥터'는 조종사 없이 하늘을 날 수 있는 전기 자율주행 항공 모빌리티다. 앞서 벤츠는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비전 서울 2039'를 제시하며 '볼로콥터'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예상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10월 제시한 '비전 서울 2039' 예상도 모습.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그러나 칼레니우스 의장은 "솔직히 말하면 이와 같은 이동수단을 표준적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거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하늘을 나는 차'를 현실 비전으로 말하는 건 이르다는 판단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이 PAV 상용화를 언급한 시점(2028년)과 벤츠가 서울을 다니는 볼로콥터의 모습을 예상한 시점(2039년)에도 차이가 확인됐다.




"자동차 산업에서 여전히 잠재력 있는 분야는 '연결성'"


메르세데스-벤츠 쇼카 '비전 AVTR'.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신 칼레니우스 의장은 "자동차가 여전히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다른 기술 분야가 있다"며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과 기계 사이의 연결'을 부각한 쇼카 '비전 AVTR'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미래 세계관을 갖춘 영화 '아바타'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 팀과 함께 쇼카를 만들었다"며 "기계라기보다 살아있는 생물체에 가깝다"고 차량을 소개했다.

실제로 '비전 AVTR'은 플라스틱 손잡이, 스티어링 휠 등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차량으로 등장했다. 탑승객이 타원형 컨트롤러에 손을 대면 심박수를 인식해 차량이 함께 진동하고, '게걸음' 하는 사람처럼 수평 이동도 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칼레니우스 의장은 이날 자연과의 연결성도 언급했다. 쇼카에 재활용 소재를 대거 도입했다는 그는 2030년까지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을 현재의 3분의1로 줄이고, 차량 한 대당 폐기물을 40% 이하로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줄이기, 재사용하기, 재활용하기를 통해 제로 임팩트(zero-impact) 자동차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며 "기술과 자연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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