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대출받는 중국 젊은이들…무슨 이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12.10 06:30
채소 시장에서 활용되는 알리페이의 모습. 소액대출 서비스 화베이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알리페이에 내장된 시스템이다. /사진=AFP
중국에서 50위안(약 8500원)도 가능한 소액 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의 신용점수를 평가해 신용한도와 대출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영미권과 달리, 중국은 소액부터 시작해 상환여부에 따라 신용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이용도가 높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제공업체 윈드의 자료를 인용해 앤트파이낸셜이 소액대출 서비스 '화베이'로 발행한 채권 규모는 올해 6월 기준 3920억위안(약 66조3000억원)을 넘는다고 전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이자 알리바바의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의 모회사다.

2015년 출시된 화베이는 애초 알리페이 이용자들이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고안된 서비스인데, 4년 만에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에 자리잡게 됐다. WSJ은 "요즘 들어서는 수억명의 중국인들이 온·오프라인 매장을 가리지 않고 식료품부터 외식, 의류, 새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 구매를 위해 화베이를 이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앤트파이낸셜 전직 직원 등은 알리페이 가입자 9억명 중 절반 이상이 화베이 대출계좌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회사 측은 경쟁사와의 관계 등을 이유로 공식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세계은행(WB)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 신용카드 사용 인구는 2억78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화베이 이용자 중 상당수는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거나, 발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화베이의 소액대출 서비스는 신용카드 보급률이 높지 않은 중국의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특히 화베이 이용자의 약 절반은 30세 이하일 정도로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 WSJ은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소비에 자유롭고, 빚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며 "대부분은 신용 기록이 많지 않고, 현금을 거의 들고 다니지 않으며 택시비부터 공공요금까지 모바일 페이 납부를 선호하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지불 이력이 적어 신용점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앤트파이낸셜 등 중국 온라인 대부업체들은 신규 대출자에게 아주 적은 금액을 빌려준 뒤, 이를 제때 갚을 때마다 신용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인 대출자의 리스크 수준을 평가한다.

한 27세 중국인은 "처음 알리페이 계정을 만들었을 때 화베이에서 지급된 신용한도가 50위안(약 8500원)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배달음식이나 식료품 구매 시 신용대출을 사용하고,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해 납입 기한인 다음 달에 이를 갚는 방식으로 신용한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화베이는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에 내장된 형태로, 개인이 빌린 돈을 갚기만 하면 반복적으로 인출할 수 있는 한도 거래 시스템이다. 납입 기한을 놓치거나 할부가 아니라면 대출이자가 붙지 않는 구조다. 대부분 이용자는 비교적 적은 금액을 빌리기 때문에 연체율은 낮은 편이다. WSJ이 인용한 관계자에 의하면 12월 초 기준 화베이의 1인당 평균 대출 미결제 잔액은 1000위안(17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고, 화베이 관계사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용자 대부분은 신용한도가 6000위안(102만원) 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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