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괴 자폭" 트럼프가 자랑하다 흘린 軍기밀 4가지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10.28 10:18

①인터넷 추적·터널 사전 파악 힌트 ②벽에 구멍 뚫은 침투 방법 ③압수 물품 내용 ④헬기 경로

/사진=로이터통신.

"알 바그다디는 미군 특수부대의 습격을 받고 땅굴로 도망가면서 울고 비명을 질렀다. 끝내 그는 자살 폭탄조끼를 터트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이슬람국가)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8분이나 브리핑을 가지며 영화를 본듯 설명하는 와중에 크게 4가지의 민감한 군정보를 유출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적했다.

먼저 정보 입수 방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알 바그다디의 위치를 파악했는지 직접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상당한 힌트를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IS) 더이상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똑똑하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나진 못해서 세계 그 누구보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한다. 아마도 나보다 더 인터넷을 많이, 그리고 잘 쓸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전 미군 중장 출신이자 IS 관련 초기 작전임무를 수행했던 마이클 나가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은 적들이 미군의 정보를 역추적하는 법을 알려주는 힌트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IS 수괴가 숨어있던) 터널의 통로 대부분이 막혀있었다"는 발언 또한 미군이 사전에 터널 구조를 지도화할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로이터통신.

알 바그다디는 특수부대의 군견에 쫓겨 자신의 세 아이와 함께 터널로 도망쳤다. 이후 터널의 막다른 부분에 도달하자 폭탄조끼를 터뜨려 아이들과 함께 자폭했다. 폭발로 인해 그의 아내 2명 등 동행인들 다수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측 피해는 군견 한마리가 부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곤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개처럼 죽었다. 겁쟁이처럼 죽었다"고도 했다.

지난해까지 미군 특수작전부대서 근무했던 에릭 로빈슨 또한 "타깃을 어떻게 설정하고 발전시켰는지는 대통령이 말해선 안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특수부대의 침투 방법을 상세히 기술한 것 역시 향후 적들에게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는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원 50~70명을 실은 8대의 헬리콥터가 동원됐고, 지상에 내린 특수부대는 강화철문에 설치된 위장폭탄 등을 피하기 위해 건물 측면 벽에 구멍을 뚫고 진입했다. 이후 저항하는 적들을 사살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알 바그다디는 지하터널로 도망쳤다. 특수부대는 군견을 투입해 추적했다. 알 바그다디의 사망 이후 DNA정보 확인, 새로운 문서 압수 등 까지에 걸린 작전시간은 약 2시간이었다.

로빈슨은 "헬기 대수와 침투 방법은 특수작전부대가 수년에 걸쳐 힘들게 구축한 전술, 기술, 진입절차"라면서 "향후 적들은 이같은 진입방법에 대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FPBBNews=뉴스1

폴리티코는 압수물품에 대한 정보 공개도 군 베테랑들에겐 걱정거리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서 매우 민감한 자료들을 수집했다"면서 "여기엔 IS의 기원, 미래 계획 등 세부자료들이 다수 있었다"고 했다.

이는 IS가 향후 작전이나 계획 등을 수정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폴리티코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때도 군은 당시 입수한 새로운 정보가 무엇인지 여태껏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작전에 투입된 헬기 8대의 이동 경로도 민감한 군사정보라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헬기는 터키와 러시아가 통제하는 영공을 가로질러 1시간10분간 저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비행했다.

나가타 전 미군 중장은 "헬기 이동 경로가 밝혀진 것은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헬기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적이 아는 것은 작전을 위태롭게 하는 매우 위험한 정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미군 헬기의 접근 경로를 안 이들이 헬기를 격추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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