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중국 핑안(平安)은행이 내부 문건에서 례바오(獵豹), 중타이(衆泰), 화타이(華泰), 리판(力帆) 등 중국 자동차 업체 4곳을 콕 집어 이들이 올해 말 파산할 수 있으며, 이로 말미암은 부실채권 규모가 500억위안(약 8조3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해당 기업은 즉각 파산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았다.
설상가상 세계를 선도하던 전기자동차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우룽(五龍, FDG)과 패러데이퓨처(FF), 니오 등 한때 미국 테슬라를 위협하던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잇달아 파산하거나 막대한 적자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과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줄고 투자가 끊기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업체부터 벼랑 끝으로 밀린 것이다. 중국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징지(經濟)일보는 "일부 개별 기업의 파산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우승열패 현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산업은 개혁개방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 내 완성차 업체만 130여 곳에 이른다. 중국 토종 업체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합작 형태로 진출해 있다. 여기에 전기차 등 이른바 신에너지차 관련 기업도 200개 이상으로 파악된다.
징지일보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경험하지 못한 중국 자동차 산업은 크지만 강하지 않다"면서 "혁신 능력과 자원 이용, 산업 구조, 품질 등에서 여전히 선진국과의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3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한국 등에서는 경쟁력 있는 소수 업체만 살아남았다"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이 어렵지만, 혁신에 성공한 기업에는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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