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겨울·봄철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 카드가 나왔다. 석탄발전소를 최대 27기까지 끄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 대란이 터질 가능성은 없을까.
20일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에 따르면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봄철 가동 중단할 석탄발전소는 각각 9~14기, 22~27기다. 기후환경회의가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구속력 있는 정책은 아니다. 최종 가동 중단 석탄발전소는 연말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할 동계전력수급계획에서 구체화된다.
전체 석탄발전소는 60개다. 봄철에 27기까지 세우면 절반 가까운 석탄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하는 셈이다. 봄철에 보령 1·2호기, 삼천포 5·6기 등 석탄발전소 4기만 전력 생산을 멈추는 현행 미세먼지 대책과 비교하면 훨씬 강력한 방안이다.
기후환경회의는 전력을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겨울·봄철에 공장, 가정, 상업시설 등에서 충분히 쓰고 남아도는 전력만큼 가동 중단 발전소를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기후환경회의는 겨울·봄철 석탄발전소를 포함한 전체 발전소가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을 102.1GW(기가와트)로 예상했다. 여기서 겨울철 난방 등으로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최대 수요량은 88.3GW로 설정했다. 봄철 최대 수요량 예측치는 78.9GW다.
기후환경회의는 전력 최대 수요량을 최근 3년간 전기사용이 가장 많았던 때(2017년)를 기준으로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2.5→2.2%로 하향(한국은행), △전년과 유사하거나 따듯한 겨울 온도 전망(기상청)을 바탕으로 전력 수요가 2017년보다 늘 것으로 보진 않았다.
기후환경회의는 예상 못한 한파, 발전소 불시 고장에 대응할 예비 전력은 10GW로 뒀다. 공급 용량에서 최대 수요량과 예비 전력 등을 뺀 최종 조정 가능 전력은 겨울철 기준 6.8GW다. 남아도는 전력이다.
당초 기후환경회의는 겨울철 최종 조정 가능 전력을 토대로 석탄발전소 14기를 멈출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에 제안한 겨울철 가동 중단 석탄발전소는 최초안보다 완화된 9~14기였다. 기후환경회의와 달리 겨울철에 9~11기만 세울 수 있다 산업부 입장을 수용한 절충안이었다.
두 기관 간 결정적 차이는 겨울철 최대 수요량이었다. 산업부가 추정한 겨울철 최대 수요량은 92GW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최대 수요량이 기후환경회의보다 높은 만큼 가동 중단 석탄발전소도 적게 예상했다.
산업부는 전력 사용 증가세를 반영했다. 최근 10년 동안 전력 최대 수요량은 연평균 3.2% 늘고 있다. 최대 수요량이 전년 대비 꺾였던 2018년을 제외하면 연평균 증가율은 3.8%로 오른다.
반면 겨울철보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봄철 가동 중단 석탄발전소를 두고는 큰 이견이 없었다. 산업부, 기후환경회의 모두 공장이 굴러가는 평일엔 22기, 공장이 쉬는 주말엔 27기까지 석탄발전소를 세울 수 있다고 봤다.
산업부는 겨울철 가동 중단 석탄발전소를 아직 확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탄발전소는 올해 겨울 기온을 가늠할 수 있는 다음 달은 돼야 가동 중단 석탄발전소 수를 계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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