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더 더운 지하철, 철도공사 입장은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19.10.06 06:30

[프로불편러 박기자]여름엔 무조건 냉방 풀가동, 환절기엔 기준 온도 넘어야…실제 '더위 민원' 급증

편집자주 |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잠들기 전 눌러본 SNS에서…. 당신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상 속 불편한 이야기들, 프로불편러 박기자가 매주 일요일 전해드립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지하철 뭐지? 히터 튼 건가? 안경에 김까지 서리고…쪄 죽겠다."(트위터 duk****)
"아침에 춥다고 껴입고 나가면 큰일 난다. 이젠 지하철에서 에어컨 시원하게 안 틀잖아."(트위터 elt****)


일교차가 큰 환절기, 대중교통 내 답답한 공기가 이용객들의 불쾌감을 높이고 있다. 바깥 기온이 낮아지며 대중교통 냉방이 줄자 더위를 호소하는 승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전동차 내부 온도 관련 민원은 총 3만9943건으로 하루 평균 1331건이었다. 이 중 덥다는 민원이 3만5959건으로, 춥다는 민원(3984건)보다 9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이들은 환절기인 요즘 여름보다 더 심한 더위를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출퇴근 시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 A씨(29)는 "아침저녁 기온은 살짝 떨어졌지만 지하철 역사 내부와 전동차 안은 아직 여름이다. 두껍게 입은 것도 아닌데 등에 땀이 주르륵 흐를 정도다. 이 시기가 한 여름보다 더 괴롭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32)도 "지하철 타는 거 고려해서 얇게 입는데도 승강장에서부터 너무 덥고 습하다. 최근 출근길엔 4~5일 연속 민원 문자를 보낸 것 같다"며 "민원 문자가 많은지 내리고 나면 '해당 부서에 전달하겠다'는 답장이 올 때가 많다. 한 번은 냉방이 잘 돼 있는 열차를 타서 감사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버스 이용객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취업준비생 C씨(25)는 "버스 냉방은 운전기사 재량이라 그런지 바깥 날씨가 좀 쌀쌀해지면 바로 냉방을 줄이거나 끄는 것 같다"며 "밖은 가을 날씨여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엔 여전히 공기가 답답하고 덥다. 앉아있을 땐 창문이라도 열 수 있지만 서 있을 땐 방법이 없어서 정말 힘들다. 사람 많을 땐 무조건 에어컨 틀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계속 일정하게 덥거나 추운 여름, 겨울보다 온도가 자주 변하는 봄·가을 환절기에 온도 관련 민원이 더 많이 접수된다. 환절기엔 승객들의 옷차림이 다양하고, 사람마다 적정하다고 느끼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콜센터로 민원이 들어오면 관제센터를 통해 전동차 기관사에게 전달한다. 기관사는 전동차 내 방송을 통해 민원내용을 설명하고 냉방을 켜거나 송풍기를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한여름보다 약해진 냉방도 승객들이 더위를 느끼는 원인 중 하나다. 공사에 따르면 극서기엔 승객이 많이 모이는 출퇴근 시간 정해진 온도에 관계없이 에어컨을 풀가동하지만, 환절기에는 출퇴근 시간에도 평소와 같이 내부 온도를 일반칸 23~25도, 약냉방칸 24~26도로 유지한다.

공사 관계자는 "보통 전동차 객실 양쪽 끝이 중앙보다 1~2도 정도 낮다. 더운 승객은 객실 양쪽 끝으로, 추운 승객은 객실 중앙 혹은 약냉방칸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열차 내 온도 센서가 설치돼 있어 미리 설정된 온도보다 기온이 올라가면 자동으로 냉방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처럼 기준 온도를 설정해두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대엔 때에 따라 일시적으로 냉방 강도를 높여 승객들의 쾌적한 이용이 가능하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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