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첫 '非독일인' 수장…"지금은 車 다시 발명할 때"

머니투데이 프랑크푸르트(독일)=이건희 기자 | 2019.09.17 18:00

다임러 AG 이끄는 '올라 칼레니우스', 獨 모터쇼 인터뷰…"오늘날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이사회 의장 및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부문 회장.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저는 자동차산업에 몸을 담고 있는 것이 즐겁습니다. 하지만 심장이 약한 분들에겐 권하고 싶지 않은 업종입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이사회 의장 및 메르세데스-벤츠 승용부문 회장(사진)은 자동차산업의 현황을 이처럼 진단했다. 불확실성이 가장 높으면서 기회가 많은 시기라는 분석과 함께였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지난 10일 독일에서 열린 '제68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 참석해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산업에 대한 견해와 벤츠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스웨덴 출신인 칼레니우스 회장은 지난 5월부터 '비(非)독일인'으로는 처음으로 다임러 AG를 총괄하게 된 인물이다. 1993년 다임러에 합류한 뒤 26년 동안 금융, 기술, 마케팅 분야를 거쳐 회장직에 올랐다. 취임 후 모터쇼는 IAA가 처음인 그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벤츠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전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변하는 미래에 적응하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금은 자동차라는 발명품을 다시 발명해야 할 때"라며 "26년 간 일하면서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고 기회가 많았던 적은 없다"고 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벤츠가 미국의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 참석하는 것을 한 가지 예로 들었다. 그는 "자동차가 일상과 깊숙하게 연결된 제3의 공간이 되면서 각종 기술들이 자동차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오늘날 자동차는 바퀴가 달린 스마트폰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츠가 추진하는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자사 제품 생산에서 화석연료 에너지 대신 재생가능 에너지로 발전된 전기로 가능한 빠르게 전환키로 했다"며 "2022년까지 유럽 내 생산 시설을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 전 세계 생산 시설에 대한 평가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모터쇼에서 벤츠는 고급형 전기세단의 미래를 보인 '비전 EQS' 콘셉트카를 전면에 배치했다. 전기차 개발 가속화와 관련해 칼레니우스 의장은 "향후 20년은 장담이 어려우나 10년 전략은 비교적 명확하다"며 "승용차는 전기구동화 차량으로 전환하고, 상용차는 전기차와 연료전지(fuel-cell)차가 혼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배터리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벤츠는 전기차를 포함한 차량의 장기적인 수명을 고려해 차량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이사회 의장 및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부문 회장.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자율주행과 디지털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자율주행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이면서 판세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면서 "새로운 S-클래스 모델로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인증을 받으려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디지털화는 마케팅 측면에서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온·오프라인을 더 매끄럽게 연계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매하고 딜러가 대리점 역할을 하는 모델을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벤츠의 강점인 '멋진 이동'을 잃지 않겠다는 점을 확고히 했다. 그는 "수직 계열화나 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벤츠가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멋지게 이동하도록 돕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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