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사우디 석유시설은 왜 테러의 타깃이 됐나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9.16 18:04

[사우디 피격, 오일쇼크]
지난 4개월간 사우디에서만 테러 6번
"세계 원유 공급 취약성 보여주는 증거"
테러단체 저비용으로 세계 흔드는 효과

편집자주 |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이 무인기 추정 공격으로 불타고 있다. 당장 배럴당 50달러 후반이던 유가가 70달러선까지 올라섰고 100달러 전망마저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과 디플레, 브렉시트 공포까지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가운데 유가 폭등의 검은 연기는 어디까지 번져갈까.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두 곳에 벌어진 드론(무인기) 추정 테러를 두고 유전 공급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사우디 유전 드론 테러는 세계 원유 공급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며 세계 최대 석유시설을 일시적으로나마 교란시키는 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독립 위험컨설턴트 밀레나 로드반은 "사우디의 중심 시설에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히는 데 공군 혹은 고도로 발전된 로켓까지도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14일 드론(무인기) 10대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을 이 공격해 불이 났고, 아람코는 당분간 해당 시설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우디 하루 원유 생산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5%인 약 570만배럴의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 공격 직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예멘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미국은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네 달 동안 사우디 석유시설 또는 유조선에 가해진 테러는 이번을 포함해 최소 여섯 번에 이른다. 후티 반군은 6번의 테러 중 4번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밝혔다. 통신은 "지난 5월과 6월 벌어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유조선 피격과 사우디 송유관 드론 공격은 유조선 이송에 큰 타격을 주진 않았으나, 원유 공급의 취약성에 대한 경고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엔 후티 반군의 드론을 무인 자폭기로 이용한 테러로 예멘군 행진에서 고위 장교를 포함해 6명이 사망했다.


사우디 송유관 및 정유시설은 후티 반군 이전에도 여타 테러단체의 표적이 되어왔다. 2006년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알카에다는 이번 공격이 발생한 아바이크 석유시설에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1996년 다하란의 아람코 본부 인근 주택단지에서 발생한 트럭 폭탄 테러로 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이버 테러 역시 취약지대다. 사우디 정부는 2012년 8월 정체불명의 세력이 바이러스를 퍼뜨려 아람코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망가뜨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유 및 정제유 생산량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지만, 이는 아람코가 언제든지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로드반은 "사우디의 석유 인프라는 후티반군뿐만 아니라 다른 테러단체에도 매력적인 목표물"이라며 "값싸고 배치하기도 쉬운 드론으로 세계 석유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투자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며, 사우디군의 방어가 취약함을 드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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