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 못 막는다"… 홍콩 시위대가 다운받는 앱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19.09.04 13:57

블루투스 이용한 메신저 '브릿지파이'
최근 두 달간 다운로드 건수 40배 ↑
인터넷 없이 불특정 다수에 전송 가능
보안성 우위… 전문가 "완벽하진 않다"

/사진=AFP


송환법(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대한 반발로 시작돼 석달째 시위가 이어지는 홍콩에서 인터넷 없이도 쓸 수 있는 메신저 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최근 홍콩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눈길을 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포브스는 실리콘밸리에서 만든 '브릿지파이'(Bridgefy)의 홍콩 내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앱 조사업체 앱토피아(Apptopia)에 따르면 지난 2개월 동안 브릿지파이의 전체 다운로드 건수는 40배 증가했으며, 창업자인 조지 리브스는 "지난주 앱 다운로드 6만 건 대부분이 홍콩에서 이뤄졌다"고 포브스에 밝혔다.

브릿지파이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람(동일 앱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메신저다. 건너뛰기 기능(호프, hop)이 있어 수신자가 200m 떨어져 있더라도 100m 지점에 다른 앱 사용자가 있으면 이를 징검다리 삼아 메시지를 전송할 수도 있다. 중간에 있는 사람은 메시지를 볼 수 없다.

'브릿지파이' 앱을 통해 100m 넘게 떨어진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설명한 그림. /사진=브릿지파이 트위터


또 브릿지파이는 '방송모드' 기능을 통해 주변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 시위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다. 조지 리브스는 지난달 미디엄 블로그에서 이 기능에 대해 "재난이 났을 때, 콘서트나 경기장에서 정보를 줄 때 유용하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이 앱의 인기가 급증한 것은 시위로 인해 홍콩·중국본토 정부와 갈등이 커지면서 시위대의 불안감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외신들은 홍콩이 1967년 이후 처음으로 '긴급법'을 발동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긴급법이 발동되면 정부는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체포, 자산압류, 교통통제를 비롯해 인터넷 차단까지 할 수 있다.

1997년 중국에 홍콩을 반환한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인터넷 기반의) 위챗 등 중국 메신저 앱은 중국 당국에 모니터링 되고 있다"고 블루투스 기반 메신저의 인기를 설명한다. 홍콩에서는 지난 2014년 우산혁명 때에도 블루투스를 이용한 메신저 '파이어챗'(Fire Chat)이 주목받은 바 있다.

다만 컴퓨터보안 전문가인 앨런 우드워드 영국 서리대학교 교수는 BBC에 "P2P(서버 없이 데이터 공유하기) 네트워크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 정보 공유 중간지점에서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메신저의 보안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는 않았다.

브릿지파이 개발업체는 이 앱이 특정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암호화 해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브릿지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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