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민간인사찰 활동을 벌여온 프락치 '김 대표' A씨는 자신의 활동 전반에 검찰과 경찰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자신에게 지시를 내린 국정원 경기지부 공안2팀이 공안검사로부터 지휘를 받는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27일 말했다. A씨는 "사찰 대상들의 조직도를 그리고, 행위의 위법성을 입증하기 위한 법률 자문 내지 지시를 받는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A씨는 "사찰 대상자들에 대한 통신 감청영장 등을 발부받기 위해 공안검사가 구체적 행동을 지시하면, 국정원이 이를 내게 그대로 전달했다"며 "공안검사와 국정원의 관계는 마치 검사과 경찰 관계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다 같은 공안검사라 해도, 국정원과의 관계는 각기 달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일부 검사들이 건배사로 '박근혜 탄핵'을 외치는 걸 본 국정원 직원들은 "정신이 나간 놈들"이라고 욕했다"며 "국정원과 함께 일한 공안검사는 수원지검 소속 또는 국정원 파견검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보도 이후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수원지검에서 지휘하거나 관여하고 있는 사건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도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다. 대검 관계자는 "아직 이 사건과 관련된 사실관계가 파악된 게 없어서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정원의 공안 수사를 경찰로 이관하겠다는 개선안이 나왔지만 아직 확정은 안된 상황"이라며 "국정원이 아직 대공수사업무를 하고 있고, 국정원에서 수사지휘 건의가 올라올 경우 통상적인 수준에서 지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도 이 사건에 관여한 정황이 있다. A씨가 수원의 국정원 경기지부 사무실로 나가 사찰대상들의 행위를 증언하고 진술서를 쓴 뒤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해당 자료를 밀봉해 보관했다. A씨는 2년여 동안 자신의 자료를 보관하기 전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여자 수사관이 경찰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김모 수사관은 경찰에서 온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로, 녹음을 위해 지급한 갤럭시탭에 하이큐 레코드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포렌식 작업을 도왔다"며 "처음에는 포렌식 작업만 맡았으나 이후 '사업'에 자원해 3개월 동안 내게 지시를 내리는 담당 직원으로 지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해당 직원의 정보를 경찰청에 제공한 뒤 소속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경찰에서는 "현재 국정원에 파견중인 직원 중 A씨가 지목한 인물은 없다"고 답했다. 경찰직을 그만 둔 뒤 국정원으로 소속을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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