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타결' 기대 높아지는 현대차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 2019.08.26 16:23

'27일 마무리' 목표 아래 사측 제시안 등장…양측 교섭대표 "최대한 정리하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퇴근하는 모습. /사진=뉴스1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측이 1차 임금 제시안을 공개하는 등 교섭이 구체화되고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27일까지 집중교섭을 진행한다. 이날도 실무팀 사전회의를 시작으로 21차 교섭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노사는 20차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이날 임금 관련 1차 제시안을 냈다.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150% 지급, 타결 일시금 25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등의 내용이 제시안에 담겼다.

하부영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은 제시안에 대해 "기아차에 제시된 내용에서 (임금을) 삭감하지 않는 등 진심을 담은 것으로 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통상임금) 소급분이 없다면 현장을 설득하기 어려운 만큼 추가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은 "소급분 지급을 바라는 현장 정서를 알지만 법원 판결 등으로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사 교섭대표는 계속된 협상을 약속하며 협상을 마무리했다.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노사 협상은 이전보다 논의가 진전되는 분위기라는 평가다. 실제로 그동안 교섭을 통해 노사는 임금체계 개편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2달에 한 번 지급하던 상여금 600%를 매월 나눠 지급하는 방식으로 통상임금에 포함해 최저시급 위반 논란을 해결하는 방안이다.

이에 앞서 20차 교섭에서는 별도요구안인 특별채용자 인정근속 자동승진, 다음해 3분기까지 특별고용 채용공고 마무리 등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

현대차 노사는 집중교섭기간이 끝나는 오는 27일을 목표로 합의 안건을 늘리고 있다. 임금·성과금 부분을 비롯해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등의 쟁점을 좁히면 추석 전 타결이 가능할 전망이다.


노조도 정세 변화에 따라 파업 등 쟁의행위 수위를 조절했다. 여름휴가 전후로 파업권을 확보하며 긴장감을 높였지만 일본 경제보복을 고려해 협상에 나섰다.

교섭대표들도 협의 기류를 유지하고 있다. 하 지부장은 지난 23일 교섭 당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일본과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며 "27일까지 최대한 정리해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하 부사장도 "노사관계를 제대로 구축해 일본 자동차 회사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가 임단협 합의를 이뤄낼 경우 차업계로 분위기가 퍼질 것이라는 기대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노사 중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곳은 쌍용자동차뿐이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노조가 차기 집행부로 협상을 넘기기로 했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31일자로 쟁대위를 해산하기로 했다. 교섭 역시 중지해 차기 집행부에서 재개키로 했다.

한국GM 노조는 협상 내용에 반발해 부분파업을 진행 중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다음달 교섭을 예정하고 있지만 인력 구조조정, 생산량 조절 등으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노사 협상의 첫 단추인 만큼 협의가 빨리 안정돼야 한다"면서 "현대차는 신차 출시를 통한 실적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 노사 임단협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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