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도발]美언론 "日, 한국과의 무역관계 무기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강기준 기자 | 2019.08.02 15:07

블룸버그 "北·中 위협에 맞서 한일이 협력할 여지 방해 받아"…WP "무역 아닌 정치적 싸움"…WSJ "전세계 공급 체인에 타격"

2일 오전,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 가운데) 등 주요 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각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사진=로이터

일본이 결국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2탄'격으로 여겨지는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를 결정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한일 관계 악화 및 이로 인한 동북아시아 안보, 글로벌 전자산업 공급망 훼손 등을 우려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는 "한일 무역갈등이 결국 안보무제로까지 번지게 됐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휴전협정'을 제안하는 등 중재에 나섰지만 미국의 두 동맹국간 갈등이 안보 협력과 글로벌 공급망에까지 상처를 입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몇 달간의 갈등으로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 한일이 함께 협력할 여지도 방해받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함에 따라 그 대응책으로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카드까지 검토하고 있단점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도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소식을 보도하면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두 나라 사이의 대립이 해당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고 해석했다.

일본이 무역관계를 무기화해 전세계 전자산업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가 결정되기 하루 전인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헨리 패럴 국제학 교수와 조지타운대의 에이브러햄 링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일본이 한국과의 무역관계를 무기화했다"며 "한일 간 공급망 네트워크와 같은 '관문(choke point)'을 강압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이 지난달 4일부터 일본이 반도체 핵심 재료 3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일본이 공급한 반도체 재료를 이용해 한국이 반도체를 제조해 온 것은 전자산업에서 그동안 '엄청난 능률의 원천'으로 여겨져 왔으며 '전세계를 아우르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생산관계를 창조해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 관계를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무기화했다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는 안보 불안으로 정당화될 것으로 보이나 (한국에서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판결에 대한 보복이란 점은 상식(common belief)"이라며 "이번 한일간 전쟁은 무역에 관한 것이 아닌 정치에 관한 것"이라고까지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과 한국 사이 확대된 무역 분쟁은 이미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용돌이 치고 있는 전세계 공급 체인에 대한 최근의 타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안보를 위한 수출 관리 강화일 뿐, 관련 절차를 지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 항변하지만 대다수 외신은 이번 조치로 인해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날 BBC는 "양국 간 씁쓸할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해석했고 뉴욕타임스도 "이미 수 십 년 만에 최저점으로 곤두박질 친 양국 관계의 교착상태의 정도를 극적으로 심화시켰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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