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황 커지는 낙관론…변수는 日 규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8.01 17:09

웨스턴디지털 CEO "경기 바닥 쳤다"…반도체 지수 급등
日 수출규제 공급망에 충격…메모리 수요로 이어질 수도

/사진=로이터통신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침체한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낙관론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재고가 줄고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커진 것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웨스턴디지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19회계연도에 7억5400만달러(약 89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 해전 6억7500만달러(8000억원) 흑자를 냈던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그러나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며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메모리 수요가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시황 회복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D램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앞서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뱅크도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 "시장이 반등할 조짐"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전망에 힘입어 미국 반도체 상장기업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난달 200일 평균선을 14% 이상 웃돌았다.


메모리 시장 회복의 유일한 변수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한국으로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강화했으며,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세계 공급망에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당장은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5세대(G) 통신 등 4차 산업 발전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메흐디 호세이니 서스쿼하나파이낸셜그룹 기술 부문 선임연구원은 미 경제매체 CNBC에 "재고 조정이 진행 중이며 (침체의) 마지막 이닝에 있다"면서도 "시장 회복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올가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시황 회복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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