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테러' 항거, 29만 모인 홍콩…경찰과 대치 '격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7.28 10:33

경찰, 최루탄·고무탄 등 이용해 시위대 강제 해산
시위대 "캐리람 정부에 반대, 시위 계속하는 이유"

/사진=AFP
홍콩에서 8주째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주 '백색테러'를 저지른 반(反) 시위 세력과 이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은 경찰에 항거하는 의미에서다. 30만명 가까운 인원이 모인 이번 시위에도 각목과 최루탄이 등장하는 등 폭력이 난무했다.

로이터, CBS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3~4시쯤부터 홍콩 위안랑(元朗) 지역 인근에서 대체로 검은 옷을 입고 우산을 쓴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 행진을 시작했다. CBS가 인용한 시위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총 28만8000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됐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9일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이래 8주 연속 주말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위안랑역은 지난 21일 밤, 흰옷을 입은 100여명의 남성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각목 등 흉기를 휘두르고 무차별적 공격을 자행해 수십명의 부상자를 낸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공격 주체는 시위에 반대하는 친중(親中) 성향 세력일 수 있단 관측이 나왔으며 홍콩 폭력조직 '삼합회'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의 시위는 '백색 테러'를 규탄한다는 의미로 당시 폭력이 자행된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것이다. 이번 시위대는 폭력을 단행한 세력뿐 아니라 당시 시민들 보호에 신속히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들도 비판했다.

BBC에 따르면 당초 경찰은 폭력을 우려해 이날 집회를 금지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시위 인파가 몰렸다. 이날 시위 현장 일대의 상점들은 폭력 발생을 우려해 대부분 문을 닫았다.

CBS에 따르면 경찰은 행진이 시작된 지 3시간이 채 안 돼 최루탄을 발사해 퇴거 요구를 무시한 군중 해산에 나섰다. 경찰들은 성명을 통해 "철곤봉, 방패를 쥐고 도로 펜스를 제거중인 시위대를 소탕중"이라고 밝혔다.


밤 시간대로 접어들수록 시위는 격화됐다. 시위자들은 우산을 던지고 막대를 흔들면서 전경들을 밀어내는가 하면 경찰관들은 경고를 거듭하며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고무탄 등을 발사한 것으로 보도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쯤에는 소수의 강경 시위대만 남고 나머지 인원은 해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날 시위에 참석했던 한 전직 공무원은 블룸버그에 "우리는 모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정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것이 우리가 매주 시위에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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