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백색 테러'지역서 시위 금지…보호조치?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7.26 14:02

송환법 반대 시위대, "주말 시위 강행하겠다" 밝혀 또 한번 대규모 충돌 우려

지난 24일 밤 영국 맨체스터시티와 홍콩 킷치 간 축구 경기가 열린 홍콩경기장에서 시민들이 송환법 반대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AFP

홍콩 북부 도시 위안랑(元朗)에서 흰 옷 남성들이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홍콩 경찰이 이 지역에서의 주말 시위를 금지했다. 하지만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 시위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라 '백색 테러'에 대한 홍콩 시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경찰은 토요일인 27일로 예정돼있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안전상 이유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공질서와 안전을 보장하고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난 일요일 발생한 폭력 사태로 인해 시위대와 위안랑 시민 양측의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시위대와 시민 간 충돌을 우려했지만 홍콩에서는 지난 21일 '백색 테러'에 대해 조폭집단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 밤 11시쯤 위안랑 지하철역에서는 흰 옷을 입은 100여 명의 남성이 시민들을 공격하면서 최소 45명이 다쳤다. 이들은 주로 검은 옷을 입은 송환법 반대 시위대들을 공격했고, SCMP는 이들이 폭력 조직인 삼합회의 조직원들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윙 홍콩성시대학 사회행동과학부 교수는 AP통신에 "가해 규모로 봤을 때 농촌 지역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조직을 꾸릴 수 있는 삼합회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주말 시위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또다시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위대는 27일 위안랑 거리에 나와 리펑(李鵬) 전 중국 총리의 사망을 기해 천안문 사태 강경진압을 주도한 그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시위 주최자인 맥스 정은 "이번 시위 허용거부로 경찰이 폭력 조직과 연계돼있다는 인식과 분노만 커질 것"이라며 "훨씬 더 많은 시위 참가자들을 자극할 '정치적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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