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싸움 말리는 中…'울지도 웃지도 못한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7.11 15:05


양측 모두에 자제 촉구…"한반도 비핵화·FTA 등에 공통관심사 집중해야"
자국 반도체 반사이익 기대감…"우리도 핵심 소재 투자 확대해야" 지적도

지난 3일 참의원 선거를 위한 당대표 토론회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중국이 양쪽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역내 안정과 발전에 방해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를 주의 깊게 살피며 중국 경제의 득실을 꼼꼼히 따지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는 11일 자 사설에서 "한·일 갈등은 지난 1년 동안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만들어진 좋은 분위기를 위태롭게 한다"면서 "두 나라 모두와 관계를 개선해온 중국은 이번 사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서로 싸우기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공통관심사에 집중하라"고 훈수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또 "과거 이웃국가에 많은 고통을 준 일본은 사죄와 속죄에 '충분하다'는 말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한국도 과거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시작된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동북아 경제 협력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세계 경제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존중하고 평등하며, 서로 이익을 주는 기초 위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원만하기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히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중히 살펴보는 모습이다. 한국과 일본의 싸움으로 중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어부지리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한국을 반면교사로 삼아 핵심 기술과 소재를 외부에 기대는 취약한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혼재한다.


광둥성 지역매체 신콰이바오(新快報)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한일 갈등은 중국 반도체 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반도체 산업 공급망이 끊어지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중국이 이를 이어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5세대 통신장비 등에서도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BOE(징둥팡)나 화웨이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 디스플레이 소재업체 난다광뎬(南大光電)의 쉬총잉 부사장은 "이번 사건은 일본이 핵심소재 수출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깨버렸다"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가 대체 공급처를 찾겠지만, 중국 업체는 아직 규모가 작고, 주로 중저가 제품만 생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투자를 확대해 첨단소재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난증권의 장강 수석연구원도 "한국의 삼성이나 LG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중국 업체 수주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화웨이 등 한국산 첨단 반도체를 사용하는 업체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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