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6월, 모두가 궁금한 '올빼미' 연준 의장의 마음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6.16 08:23

[세계人세계IN]18~19일 美 연준 FOMC 정례회의 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 '주목'…시장은 7월 금리인하 '베팅'

편집자주 | 인물(人)을 통해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더 깊이있게(IN) 들여다 보려 합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이해의 폭도 그만큼 넓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이 먼 나라의 상관 없는 일이 아닌, 이웃 나라의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여겨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AFP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66)과 연준 이사들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세 가지 결정에 직면해 있다. 할지 말지, 한다면 언제, 그리고 얼마나 할지.'(블룸버그, 2019년6월9일)

오는 18~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미·중 무역갈등은 심화조짐이고 전세계 경기는 불투명한데다 미국 지표도 좋지 않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연일 압박중이어서 연준은 머리가 아플 듯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총 네 차례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올해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은 이달 FOMC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리인하, 7월부터? 전 세계가 주목하는 6월 파월의 '입'=미국 경제자문사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의 설립자 줄리아 코론도는 "연준의 역할은 피뢰침"이라며 "지금은 번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서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확실히 미국 내 주춤한 경기 상황을 뒷받침한다.

지난 7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비농업부문 일자리 증가폭이 7만5000개로 전월(4월)의 22만4000개 대비 큰 폭으로 줄었음은 물론 시장 전망치(18만개)에도 못미쳤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1%로 전월(0.3%) 대비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임금상승률도 둔화됐다. 지난달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4월(3.2%) 대비 둔화됐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0.5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 조짐에 따라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4일, 올해 글로벌 경제가 전년 대비 2.6%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이는 5개월 전 전망치 대비 0.3%포인트 낮춘 값이다.

여기에 정치적 외풍은 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총 네 차례의 금리를 인상한데다 올 들어 금리인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연준에 대해 "그들은 내 국민이 아니다"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부적으로 6월, 금리인하 논의를 정식 개시한 뒤 빠르면 7월부터 행동에 옮길 것이란 관측이다.

코론도는 블룸버그에 "(미국은) 평온한 환경에 있지 않다"며 "9, 12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보다는 시기를 앞당겨 7월과 9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13일,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40%는 7월에, 30%는 9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사·금융맨 출신의 '올빼미' 의장·트럼프와 깨진 '브로맨스'=이제 시장의 눈은 이달 연준의 FOMC 이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할지에 쏠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금리결정은 비단 미국 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 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연준 의장이 세계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이유다.

파월 의장은 연준 내에서는 비교적 색깔을 알기 힘든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매파(hawkish)도,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dovish)도 아니란 뜻. 그의 동료 피셔 전 댈러스 연준 총재는 그를 현명한 판단을 추구하는 '올빼미(wise owls)'에 비유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 16대 의장으로 지명 당시 경합을 벌였던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보다는 비교적 비둘기에 가깝다고 보여져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지명했을 것이란 해석들이 나왔다.

취임 당시 독특한 배경이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DC 출신으로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을, 조지타운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 출신이다. 비 경제학박사 출신 연준 의장이 나온 것은 약 40년 만이었다.

1984~1990년, 월가 투자은행 '딜론리드앤코'에서 M&A 등을 다루며 부사장까지 올랐으며 1997~2005년, 칼라일 그룹에서도 일했다. 이 때문에 금융규제에는 완화적 태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6년 재산 공개 당시 그의 순자산은 5500만달러(약 650억원)로 매겨졌다. 와인은 두 잔을 넘겨 마시지 않고 메릴랜드주 자택에서 연준 사무실까지 8마일(13km)에 달하는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초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고 2011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처음으로 연준 이사로 지명돼 의장이 되기까지 계속 연준에 몸담았다. 연준 이사로 활동하는 동안, 대세에 순응할 뿐 강한 색채를 드러낸 적은 거의 없었다는 평가다.

그랬던 파월 의장이 정작 취임 이후엔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 2월 공식 취임한 이후 연준은 3월, 6월, 9월, 12월 등 총 네 차례 금리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달갑지 않다"거나 "그를 잘못 봤다", "연준이 미쳤다" 등 거친 말을 쏟아냈고 지난해 말에는 급기야 해임을 모색했다는 블룸버그 보도도 나왔다. 미국 대통령은 의장 지명 권한은 있지만 해임 권한은 없다.

'외압'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은 올 1분기까지 자신의 태도를 견지하는 듯했지만 최근에 그의 발언을 살펴보면 변화도 감지된다.

그는 2월,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현재 스탠스가 적당하다"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비해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시카고 통화정책컨퍼런스에서 "경기확장을 유지하게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시장에 '금리인하' 시그널을 줬다는 해석들이 나왔다. 6월 FOMC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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