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 품고 급성장한 '프리미엄 독서실' 창업해볼까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19.06.03 17:08

인테리어 등 차별화 3년새 1000곳 이상 문열어...새 창업 아이템 각광 vs 출혈경쟁 우려도

#격자창으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간 공간은 친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세련된 카페 같지만 음악이나 말소리 같은 주변 소음이 없었다. 지난달 29일 방문한 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 ‘작심스터디카페’는 안내하는 사람 없이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됐다.

키오스크에서 이용권을 결제하자 좌석번호와 이용시간, 바코드가 찍힌 표가 출력됐다. 기본 2시간에 4000원, 이후 1시간당 1500원의 추가비용이 계산됐다. 안쪽 문 옆에 설치된 바코드인식기에 표를 찍자 문이 열렸다. 한쪽에는 음료자판기와 커피머신 등이 비치된 작은 휴게공간이 나왔다.

큰 책상 여러 개가 놓인 학습공간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보들리안도서관을 콘셉트로 꾸몄다. 큰 책상은 낮은 칸막이로 개인공간을 구분했다. 한 층 더 올라가니 다양한 공간이 나왔다. 일반 독서실같이 높은 칸막이를 설치한 공간부터 4~6명 규모의 그룹스터디실, 개인학습실 등으로 나눠졌다.

매일 이곳에서 공부한다는 30대 취업준비생 A씨는 “이전에는 주로 카페에서 공부했는데 오래 앉아있거나 붐비는 시간에는 눈치도 보이고 너무 시끄러워 불편하기도 했다”며 “프리미엄 독서실은 조용한 카페 같으면서도 학습에 집중이 잘되는 분위기라 방해받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작심 스터디카페 내부 모습.
◇컴컴한 공부방·스타벅스 대신하는 프리미엄 독서실=독서실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이 거세다. 토즈, 작심 등 프리미엄 독서실 프랜차이즈들이 카페 같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학습공간 등 차별화한 콘셉트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것. 학생뿐 아니라 카페에서 공부하는 취업준비생 등 ‘카공족’을 흡수하며 급성장한다.

3일 교육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4436곳이던 전국 독서실(학원 내 독서실 포함)은 지난해 5584곳으로 약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내 독서실 수도 1000곳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1183곳까지 늘어났다. 월평균 최고 이용료는 26만7000원에서 42만8000원으로 증가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신설된 독서실 대부분이 토즈, 작심과 비슷한 프리미엄 독서실로 채워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교육열이 높은 강남·목동지역과 노량진 등 대학생, 취업준비생이 집중된 지역, 판교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용가격이 비싸도 좀더 쾌적한 환경과 편의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서다. 강남지역 프리미엄 독서실은 좌석대기표를 뽑아야 할 정도다. 실제로 작심스터디카페 교대점에도 이른 오전 시간부터 이용자가 적지 않았다.

◇창업 아이템 각광 vs 시장 포화 출혈경쟁 우려도=프리미엄 독서실은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에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주목받는다. 시장규모는 8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40여개 넘게 생겼다. 유명 브랜드들의 가맹점 평균 월수익(착석률 80% 기준)은 500만~700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토즈’는 프리미엄 독서실의 선두주자다. 2010년부터 토즈스터디센터를 운영해 현재 직영점 6개를 포함, 모두 350개 지점을 보유한 업계 1위다. 올해 4월부터는 기존 스터디센터보다 작은 규모의 스터디랩 브랜드도 운영한다. 3.3㎡(약 1평)당 창업비용은 평균 350만원선 안팎이다. 최소 매지점 크기인 132㎡(약 40평) 기준 창업비용은 1억5000만원 선이다.

2016년부터 시작한 작심은 최근 260개 지점을 돌파했다. 작심스터디카페 외에도 ‘작심독서실’과 공유오피스인 ‘작심스페이스’, 프리미엄 기숙사인 ‘작심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단위 면적당 비용은 평균 230만원선 안팎이다. 브랜드별 연계 프로그램이 장점이다. 작심하우스 입주자는 작심스터디카페를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이외에 ‘어썸팩토리’ ‘하우스스터디’ ‘그린램프’ 등도 매장 수는 적지만 지역별로 잘 알려진 프리미엄 브랜드다.

학원 독서실까지 포함해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출혈경쟁 우려도 나온다. 작심을 운영하는 아이엔지스토리 홍승환 COO(최고운영자)는 “프리미엄 독서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시설이 오래된 독서실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랜드들이 조정되는 과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토즈스터디랩 /사진제공=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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