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위한 결과 중심의 기록이 아쉬워요. 우수한 몇몇 학생에게만 집중 관리가 이뤄지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대학입학사정관)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고교-대학 간 원탁회의'에서는 학생부 기록을 놓고 고교 교사들과 입학사정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주고받았다. 4번째로 열린 이날 원탁회의에서는 교사 75명과 입학사정관 22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학생부, 교사·학생의 피와 땀, 눈물이 들어간 자서전"= 대구·울산·경북권역 교사들과 입학사정관 사이에서도 학생부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교사들은 대학의 학생 선발기준 등에 의문을 제기했고 입학사정관들은 부풀리고 왜곡된 학생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교사는 "학생 수가 많고 수업 이외의 업무도 많다"며 "수업준비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학생부 기록 여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다른 교사들은 수업-평가-기록의 핵심은 학생 활동과 대화가 중심이 되는 수업을 디자인하고 진행할 수 있는 교사의 능력에 달렸다며 학생 개인의 성장·발전을 위해 학생이 중심이 되는 토론수업 등을 토대로 과정중심 평가를 실현하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의 진도에 대한 정직한 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며 각 학생의 성장배경(동기·변화 과정 등)이 학생부에 상세하게 기록되고 관리되기를 기대했다. 한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기록은 선생님·학생의 피와 땀, 눈물이 함께 들어간 한편의 자서전이자 성장기록부"라며 "사실 중심의 기록을 서류와 면접을 통해 평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교-대학 소통'…"학생부 불신·오해 깨야"= 회의에서 교사들과 입학사정관들은 '학생 성장과 관련해 기대하는 점'과 '고교-대학 간 소통'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교사들은 가능성·창의성을 가진 학생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학생 성장을 바탕으로 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학생이 대학 입학 후에도 어떤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지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입학사정관들도 학생 스스로 잠재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자생적 교육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학업뿐 아니라 인성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원 환경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평가하되 구체적 사실을 기반으로 기록을 확인하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교사들과 입학사정관은 고교와 대학이 상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보 공유와 소통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별 토의 후에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조동민 미텔슈타인 대표 등 전문가가 참여한 좌담회도 이어졌다. 고교-대학 간 원탁회의는 오는 21일과 30일 각각 부산, 광주에서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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