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고용 대박'…물 건너간 '금리인하'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 2019.05.05 04:00

[이상배의 뉴욕브리핑] 美 실업률, 반세기만에 최저…"연준이 금리인하 거부할 강력한 명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 정도 일자리 증가폭과 실업률이면 미국 경제엔 더 이상의 경기부양책이 필요없는 게 분명하다. 이번에 나온 고용지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고 버틸 강력한 명분이 될 것이다." (론 템플 라자드애셋매니지먼트 미국주식본부장)

미국의 '깜짝' 고용호조는 증시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경기호황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선 호재지만, 금리인하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선 악재일 수도 있다.

이번 고용지표로 당분간 미국의 금리인하는 물 건너갔다는 게 월가의 판단이다.

◇美 실업률, 반세기만에 최저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약 50년만에 최저치였다. 당초 시장은 전월과 같은 3.8%를 예상했다.

일자리 수 급증과 노동시장 참여인구 감소가 합쳐진 결과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은 26만3000개에 달했다. 전월의 18만9000개와 시장 전망치인 19만개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일자리 증가폭에 대해 슈왑금융연구센터의 랜디 프레드릭 부장은 "의심할 바 없이 강력한 수치"라며 "지난 석달간 평균치가 16만4000개였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억제 정책 등으로 노동시장 참여인구가 줄어든 영향도 없지 않았다.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3월 63.0%에서 4월 62.8%로 낮아졌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제러드 번스타인은 트위터에서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이란 나쁜 이유로 실업률이 낮아진 것인 만큼 흥분할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주 물가 지표 주목


문제는 이 같은 고용호조로 시장이 군불을 때온 '금리인하론'이 힘을 잃었다는 점이다. 반대로 금리인하론을 일축한 연준으로선 강한 명분을 챙겼다.

스위스계 은행 UBS의 롭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지표를 보고 연준은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며 "만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기자회견 전에 이번 고용지표를 봤더라도 그는 단 한마디도 바꿀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일 금리동결을 결정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여야 할 강력한 근거를 보지 못했다"며 "연준은 현재 정책 스탠스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만약 이번주 발표될 물가지표에서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조짐까지 나타난다면 금리인하는 아예 먼나라 얘기가 된다. 최근 유가 급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오는 10일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시장은 전월과 같은 0.4%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전월엔 0.1% 올랐고, 시장은 0.2%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한편 7일엔 3월분 구인 및 소비자신뢰 지표가 공개된다. 9일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4월분 생산자물가지수, 3월분 무역수지 및 도매재고 등의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증시에선 지난주 사상최고치를 수차례 갈아치운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이번주에도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주(4월29일∼5월3일) 전체로 나스닥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0.2% 올랐다.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1% 뒷걸음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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