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에 한방 먹였다"…'북러 정상회담' 외신 반응 보니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 2019.04.26 04:58

"푸틴, 안보 논의 '플레이어' 참여 기회 잡아"…"김정은, 북미 대화만이 유일한 기회 아니란 신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힘으로 누르려는 워싱턴에 '은근한 한방을 먹였다'(took a veiled swipe)." (AFP통신)

25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을 두고 외신들은 양자간 '톱다운'(하향)식 외교로 북한 비핵화를 이루려던 미국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논평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한반도) 문제를 공동 조정해 나가는데 의미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안전보장이 필요한 상황에서 북한 같은 경우엔 국제적인 보증이 없이 버티기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깊이 확신한다"며 "양국 간의 어떤 합의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논의한 구체적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미국을 상대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체제보장을 촉구하는 한편 북미 또는 남북미 중심의 비핵화 협상 대신 러시아, 중국, 일본까지 관여하는 6자회담 체제로 돌아가자고 주장한 셈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간 양자외교로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려던 미국의 계획과 배치된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가 노린 건 러시아가 비핵화 협상이란 링에 오르게 함으로써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었다. 러시아와 북한 정권 양쪽의 이해가 일치한 지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미국에 보냈다"며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역할을 하길 원하는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통해 정치적 지배력이 커졌음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김 위원장을 초청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이 주도해온 안보 논의에 한 '플레이어'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은 국내에서 (하노이 회담 실패로 훼손된)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자신의 정권이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던졌다"고 분석했다.

NBC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냉엄한 메시지를 던졌다"며 "미국과의 대화만이 유일한 기회가 아니고, 협상을 위한 더 좋은 선택을 찾아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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